[2020 한대신문 문예상 시 심사평] 개성적 필력과 경험적 구체성
[2020 한대신문 문예상 시 심사평] 개성적 필력과 경험적 구체성
  • 유성호<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승인 2020.11.30
  • 호수 1522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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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대신문 시 부문 공모에는 여러 분의 응모작이 들어왔다. 전공을 넘어 여러 분이 보여준 이러한 커다란 관심은 한대문예상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의미 있는 지표라고 생각된다. 투고해주신 학생들깨 감사드린다. 응모된 작품을 거듭 읽으면서 심사위원은 주제 의식과 형상화 방법에서 남다른 개성적 성취를 보인 작품들에 주목하였고 더불어 이 작품들이 완결성과 참신성을 두루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여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우수상에 당선한 「상사」는 고요와 적막을 에너지로 삼은 죽음의 상황을 단단하게 담아내었고, 「동굴」은 동굴이라는 은유를 통해 예술 행위의 기원과 가치를 형상적으로 제시하였다. 모두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적정성을 갖추고 있었다. 가작으로 뽑힌 「밤골」은 전쟁이라는 서사적 얼개를 저류에 숨기면서 마을의 풍경과 분위기를 단정하게 제시하였고, 「겨울」은 추위와 온기의 대위 속에서 인간 내면의 훈훈함을 실감 있게 전해주었다. 다분히 서정적 어조와 상상력의 생기 있는 출렁임을 보여준 작품들이었다.

당선자들은 고유한 필력을 자산으로 삼으면서 오랜 습작 시간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스스로의 경험적 구체성에 정성을 들인 점도 퍽 긍정적으로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응모자 여러분의 정진을 기원하면서, 당선자들이 개성적 필력과 경험적 구체성을 바탕으로 하여 지속 가능성을 높이 구현해가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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