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집 어른들이 말했다 저 나무 밑에는 인민군 셋을 묻었단다
구덩이 속에다 송장을 눕히고 밤송이 하나 던져 넣었지,
선산의 꼬마들은 오르는 길목마다 주머니를 불리고
장대를 든 애들은 위태롭다 잠옷 바람으로 나다니던
조카 애는 이미 따끔한 맛을 봤다 뛰어나온 당숙은
우는 애를 엎어두고 그 발바닥을 핥았다 덜 자란 가시는
뼈처럼 희고 무덤 앞에 떠드는 건 주인네 애들뿐
낙엽 밑엔 언제나 뭔가가 있거든, 밤은 죽지도 썩지도
않고 밤이면 밤마다 밤을 기르고 이 동네는 이름도 밤골
저작권자 © 한대신문 :: 빛나는 예지, 힘찬 붓줄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