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부 특집 #3] 우리 학교 축구부를 가다
[운동부 특집 #3] 우리 학교 축구부를 가다
  • 박용진 기자
  • 승인 2020.11.30
  • 호수 1522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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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부 특집, 그 마지막을 장식할 우리 학교 축구부를 소개한다. 앞서 이번 학기 운동부 특집을 통해 소개했던 농구부와 배구부 그리고 축구부까지 3개의 운동부는 우리 학교의 대표 종목이다. 그 중 농구부와 배구부 보다 일찍인 1961년 창단한 우리 학교 축구부는 지금껏 수많은 스타 선수들을 배출한 축구 명문가(家)다. 한국 축구의 역사라 불리는 ‘풍운아’ 이회택<체육학과 71> 동문을 시작으로 △김도근<체육학과 91> 동문 △‘진공청소기’ 김남일<체육학과 96> 동문 △원두재<예체대 체육학과 16> 씨 등의 선수들이 우리 학교 축구부를 거쳐 갔다. 이번 학기 마지막 스포츠 특집을 통해서 우리 학교 축구부, 나아가 대학 스포츠의 현실을 돌아보고 이들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우리 학교 축구부 역사의 첫 장
지난 1961년의 추운 겨울 우리 학교 축구부는 12명의 선수로 창단했다. 축구가 11명이 하는 스포츠임을 감안하면 창단 인원은 턱없이 모자랐다. 그럼에도 1968년, 우리 학교 축구부는 전국 대학 축구 추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다. 연달아 1969년 ‘전국 대학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3위까지 기록한 우리 학교는 이에 탄력 받아 우승까지 노리기 위해 신입생 스카우트에 열을 올린다. 

당시 국가대표팀에서 부동의 공격수로 활약하던 한국 축구의 간판 이회택<체육학과 71> 동문이 바로 그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 동문을 스카우트 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당시 앞다퉈 우승컵을 거머쥐던 쟁쟁한 고려대와 연세대가 바로 영입 전쟁에서 꺾어야 할 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려대, 연세대와 달리 당시 채무 문제를 겪고 있던 이 동문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우리 학교는 당시 한국 축구 최고의 공격수를 영입하는 쾌거를 이룬다.

이 동문의 입학과 동시에 우리 학교 축구부는 첫 전성기를 맞는다. 이 동문이 우리 학교에 있었던 71년부터 4년 동안 우리 학교 축구부는 전국 대회 우승을 놓치지 않는 대학 축구 강호가 된다.

계속 써내려간 영광의 순간들
이 동문의 졸업 후 아쉽게도 우리 학교 축구부는 한동안 대학 축구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동문이 1983년 우리 학교 축구부에 감독으로 귀환하면서 우리 학교 축구부는 다시 한 번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우리 학교 축구부는 대학 축구 강호라는 영광의 이름을 되찾아온다. 이 동문이 감독으로 재직한 3년간 전국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역사를 썼으니 말이다. 정재권<축구부> 감독은 “그 때 우리 학교 축구부는 정말 강했다. 한마디로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팀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 1983년 우리 학교 축구부는 감독이 된 이 동문과 함께 ‘전국 대학 축구 추계 대회’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다. 사진은 해당 대회에서 우리 학교 축구부 선수 3명이 전국 대학 축구 추  계 대회 우승기를 받고 있는 시상식의 모습이다.

그 다음 영광의 순간은 원두재<예체대 체육학과 16> 씨가 우리 학교 축구부 선수로 활약할 때 찾아온다. 2010년대로 접어들면서 고려대와 연세대의 양강 체제가 더욱더 공고해졌고, 대학 축구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원 씨가 선수로 활약하던 이 때, 우리 학교 축구부는 고려대와 연세대를 위협하는 팀이 된다. 

▲ 원 씨는 우리 학교 축구부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 중 한명이다. 최근 원 씨는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는데,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학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는 지난 2017년, 우리 학교 축구부에 1억 원을 기부한 전례가 있다.

정 감독은 “2017년에 있었던 고려대와의 경기에서 전반전에 2대0으로 끌려갔지만, 우리 선수들이 뒷심을 발휘해 2대2 동점까지 만들었다”며 “이후에도 최강자 두 팀과 팽팽한 경기를 치뤘는데, 우리 학교 축구부가 대학 축구의 강호 이미지를 되찾은 때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시 빛날 수 있을까
대학 축구 리그는 매년 △동계대회 △추계대회 △왕중왕전까지 총 3번의 대회가 열리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동계대회가 취소됐었다. 경기가 없어 고독했을 선수들이지만 추계 대회가 재개되고 우리 학교 축구부는 2위로 왕중왕전에 진출하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 27일 올해 마지막 대회인 왕중왕전이 시작됐다. 

▲ 사진은 지난 27일부터 시작된 왕중왕전 대진표다. 올해 마지막 대회로, 우리 학교 축구부는 광주대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U리그 정복에 도전한다. 

우리 학교 축구부는 현재 총 28명의 선수들로 이뤄져 있다. 코로나19로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뽐낼 기회가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교 축구부 내 2명의 선수들이 프로 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U-19 대표팀에서도 활약했었던 변준수<예체대 체육학과 17> 씨는 ‘대전 하나 시티즌’과 계약을 체결해 프로 진출에 성공했다. 김정현<예체대 체육학과 17>씨는 해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축구 지능이 뛰어난 선수들”이라며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 나갈 재목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충분히 가진 선수들이다”라고 두 선수를 평가했다.

보통의 축구 선수들은 대학에 오기 전에 프로에 진출한다. 반면 두 선수와 같이 고등학교 때가 아니라 대학에 와서야 프로 진출에 성공한 선수들이 있다. 한국 축구의 전설 중 하나인 박지성 선수가 그러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체구가 작았던 박 선수는 프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대학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냈고, 당당히 프로 진출을 이뤄냈다.

▲ 지난달 31일, 12년의 기다림 끝에 우리 학교 대운동장에서 축구부의 홈경기가 열렸다. 그동안 홈구장이 없어 원정 경기만을 다녔던 우리 학교 축구부가 드디어 홈그라운드를 갖게 됐다. 해당 경기에서 우리 학교는 광운대와 6골을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3대3으로 비겼다.

이렇듯 다양한 인재들이 국가를 대표하는 운동선수로 성장하고, 스포츠 강국이 되기 위해 대학 스포츠는 중요하다. 대학 스포츠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 프로 진출에 실패한 선수들에게 있어 또 다른 기회의 장인 것이다. 기회를 잡기 위해 많은 선수들이 추운 겨울날에도 땀방울을 흘려가면서 훈련 중에 있다. 안타깝게도 메말라가는 대학 축구에 대한 관심은 선수들이 흘리는 땀을 식게 만들고 있다.

‘팬들의 존재가 없다면 축구는 단지 22명이서 하는 공놀이에 불과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관심이 없는 대학 스포츠는 존재 이유가 약해진다. 대학 스포츠라는 다리가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 존재 이유를 굳건히 하기 위해선 학생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학교를, 나아가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대학 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도 우리 학교 학생의 도리이진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진 제공: 예체대 체육학과
도움: 정재권<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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