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제대로 된 솔루션 하기
[칼럼] 제대로 된 솔루션 하기
  • 박성순<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 승인 2020.09.28
  • 호수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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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순<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텔레비전은 침체기를 보내고 있다. 이 와중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매주 논란의 캐릭터를 등장시켜 자극적이라는 비판받지만 높은 화제성을 보인다. 이 프로그램에서 백종원은 식당마다 적절한 솔루션을 제안한다.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도 가능하다면 백종원에게 찾아가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모바일 미디어의 지배적 확산은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이용량을 증가시켰고,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은 위기를 맞았다. 식당에 비유하면 손님이 안 오는 가게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위기 속에서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은 제대로 된 솔루션을 못 찾고 있는 것 같다. 거의 모든 미디어 사업자들은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본인들의 경쟁상대라고 생각하며,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그렇다면 정말 모든 미디어 사업자들이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경쟁상대일까? 

돈을 주고 영상 콘텐츠를 보는 유료방송이 그나마 비교해 볼 수 있는 사업자 같으니 대표적 유료방송 사업자인 케이블방송과 IPTV를 적용해보자. 미디어계의 백종원이 이 두 사업자를 찾아가서 솔루션을 해준다면 뭐라고 할까? 우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현재 두 사업자 모두 가장 많이 돈을 쓰고 있는 부분은 지상파재송신 비용이다. 즉, 실시간 방송을 하는데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실시간 중심이 아니라 VOD 서비스를 중심으로 여러 기기를 통해 언제든지 영상을 볼 수 있게 한다. 그렇다면 이 두 사업자는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탓하며 장사가 안 된다고 투정해도 되는 것일까? 이 상황은 한식 백반집 두 곳이 옆에 들어온 피자가게 때문에 장사가 안 되니 변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서 나도 피자가게를 하겠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적절한 솔루션인가? 

앞으로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은 스스로를 진단하고 변화된 시장에서 어떤 포지션으로 사업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 참고로 케이블방송의 경우, 인터넷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사업자들과 직접 경쟁이 어려워 보이고, IPTV의 경우, 모바일 플랫폼이 약하기는 하지만 VOD 기반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솔루션은 필자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비분석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이 스스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혁신적 방안의 솔루션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미디어 사업자들 뿐만 아니라 적절한 솔루션을 하기는 우리에게 해당되는 것일 수 있다. 남들이 다 하는 것, 시대가 원하는 것을 솔루션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에게도, 우리에게도 백종원은 없기 때문에 스스로가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많은 생각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2000년대 초반 컴퓨터 관련 학과가 폭발적인 인기가 있던 적이 있었다. 앞으로는 컴퓨터의 시대고 이것을 전공하면 성공은 보장된 것이라고 했다. 2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주변을 돌아보면 컴퓨터는 이제 일상이 되었고, 전공한 사람들 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활용하며 살고 있다. 컴퓨터를 전공하는 것이 나쁜 선택은 아니지만 그것이 꼭 인생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도 않는다. 지금 유행처럼 해야 한다고 하는 일, 남들이 모두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여러분의 인생을 성공시켜 주는 솔루션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오랫동안 애정을 가지고 할 수 있고,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중요한 시대다.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운 세대인데 코로나라는 변수까지 괴롭히고 있다. 그렇다고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어렵지만 스스로 백종원이 되어 솔루션을 제시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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