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 제2차 전학대회 개최, 홀로 갈 곳 잃은 한양성소수자위원회
서울캠 제2차 전학대회 개최, 홀로 갈 곳 잃은 한양성소수자위원회
  • 조은비 수습기자
  • 승인 2020.05.24
  • 호수 1512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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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2020학년도 제2차 서울캠퍼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열렸다. 이번 전학대회는 전체 대의원 387명 중 320명이 참여해 의결정족수 194명을 넘겨 개회됐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전학대회는 △2020학년도 방중 총학생회(이하 총학)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위) 사업 및 결산 보고 △1학기 총학 중집위·중학특별위원회(이하 중특위) 위원 인준 △1학기 총학 중집위·중특위 사업계획 및 예산심의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전학대회에서는 학생회비 배분 절차가 생략됐다. 서울캠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 김석찬<경영대 경영학부 18>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1학기 사업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학생회비를 먼저 배분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집위, 중특위, 그리고 각 단과대는 이월금으로 추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1학기 총학 중집위·중특위 인준 안건에서 중집위 인준은 모두 가결됐고, 중특위 인준의 경우 한양성소수자위원회(이하 성소위)를 제외한 모든 위원회의 인준이 가결됐다. 

이어서 진행된 논의 안건 중 1학기 총학 중집위 사업계획 및 예산에서는 △코로나19 대응 방안 마련 △학생자치시설 방역 및 지원 △대운동장 사용 안내 및 학생 의견수렴 △총학생회 특별장학금 관련 사항들이 논의됐고 모두 가결됐다. 총학생회 특별장학금의 경우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새로운 유형의 장학금이 신설될 예정이다 중앙운영위원회 중앙집행위원장 최종호<경금대 경제금융학부 16> 씨는 “한 학기에 특별장학금으로 지급되던 총금액 7천5백만 원에서 축소하고 남은 금액은 다음 학기로 이월될 예정”이며 “또한 추경을 통해 대면시험 실시로 곤란을 겪을 학생들에게 코로나19 특수 장학금 형식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변경 사안은 현재 중집위 차원에서 논의 중이다. 다음으로 1학기 중특위 사업계획 및 예산심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고 △교육정책위원회 △교지편집위원회 △국제교류위원회 △법제위원회 △장애학생인권위원회 △학생인권복지위원회의 사업 및 예산 안건들은 모두 가결됐다. 하지만 성소위는 인준에 이어 사업계획과 예산심의까지 부결됐다.  

이번 전학대회에서 주목할 점은 성소위에 관한 인준과 안건들만 모두 부결됐다는 것이다. 성소위가 중특위로서 인준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공식적인 학생자치기구 자격이 정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성소위에서 진행하고 있거나 집행 예정이었던 사업 계획과 예산의 건도 모두 무산됐고, 현재까지 성소위가 갖고 있던 예산 또한 다시 총학생회비로 반환하게 된다. 

성소위 인준과 사업계획안건 부결은 전학대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의 100건이 넘는 기권표에 의한 결과다. 김 씨는 “이번 전학대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는 특성 상 즉각적인 논의가 힘들 것이란 예상에 질의 기간을 무려 이틀이나 뒀지만, 이 기간 동안 성소위에 관한 질의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성소위 위원장 후보였던 박채림<인문대 사학과 16> 씨는 “질의가 없어 합리적인 부결 사유 파악이 어렵다”며 “이유 있는 기권이 아닌 반대를 위한 기권인 것 같아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박 씨는 “학내 차별과 혐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개선과 상담 사업 등 여타 학생 자치 공동체가 다루는 것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한 사안들에 대응하려면 성소위란 단체가 있어야 한다”며 “회칙 및 절차에 맞게 해오던 활동을 유지하는 방법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성소위는 이번 전학대회 결과로 공식 위원회로서 자격을 잃었다. 중특위로 인준을 받은 지 약 5년 7개월 만의 일이다. 기권표로 인해 모든 인준과 안건이 부결된 유일한 기구라는 것은 유권자들이 성소위를 공식적인 위원회로 인정할 수 없단 의사를 표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공식적인 논의도 없었다. 이것은 혹여 학생들을 대표해야 할 유권자들이 이태원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드는 개인적 감정을 성소위에게 옳지 못한 방법으로  투영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도움: 오수정 기자 sujeong502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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