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들의 진심은 어디로
[사설] 그들의 진심은 어디로
  • 한대신문
  • 승인 2020.05.24
  • 호수 1512
  •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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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이 확대되면서 결국 지난 21일 검찰이 강제수사를 통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정의연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다. 이들은 △위안부 강제 연행 인정과 희생자에 대한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정기 수요집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연구·조사 △홍보·모금사업 등의 활동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성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확인할 수 없으며, 30년 가까이 관련 단체에 이용당했다고 폭로하며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이용수 할머니가 제기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이뤄졌고 정의연에 숨겨져 있던 문제들은 양파처럼 계속 드러나고 있다. 각종 회계 부정과 공금 유용 의혹을 비롯해 윤미향<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의 아파트 구입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사실 등도 문제로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여성인권운동가였던 故김복동 할머니 장례 조의금, 재일 동포 지원금 모금을 위한 엽서 판매 기금 등 특정 목적의 후원금을 윤 당선인 개인계좌로 모금한 의혹이 제기되며 정의연을 향한 모든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정의연 측은 회계 부정 의혹을 단순 회계 실수일 뿐이라고 둘러대는 등 의혹들에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실망감을 키웠다.

정의연 논란에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주거복지시설인 ‘나눔의 집’도 논란에 휩싸였지만, 문제가 없다는 말로 그저 사건을 일단락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나눔의 집 후원금이 피해 할머니들에게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내부고발로 후원금 전용계좌와 법인 운영 계좌를 구별없이 사용하고 후원금으로 받은 현금을 책상 서랍에 부실 보관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외에도 나눔의 집 대표이사가 자부담해야 할 건강보험료를 후원금으로 지출하거나 출근 내역도 없는 산하기관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등 후원금 부실 관리부터 후원금 유용 사례까지 드러나면서 위안부 관련 단체의 부적절한 후원금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피해자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들에서 그 본질을 퇴색하는 의혹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위 단체들이 의혹들에 거짓말로 대응한 것은 반감을 키우는 결과만을 초래하기에 투명하고 겸허한 설명이 필요하다. 또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부실 회계를 바로잡을 제도 개선과 내부 감시 기능 강화 등 구체적인 후속 대책 역시 마련돼야 한다.

지난 30년 동안 수많은 활동가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진실과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알려졌다. 때문에 그 성과가 폄훼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그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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