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환불하라”는 요구에 돌아온 “절대 불가하다”는 응답
“등록금 환불하라”는 요구에 돌아온 “절대 불가하다”는 응답
  • 이예종 기자
  • 승인 2020.05.10
  • 호수 1511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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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캠의 많은 학생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업의 질 하락과 시설 이용 제한 등을 이유로 등록금을 일부 환불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총학생회와 기획처는 본지를 통해 등록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지난 6일, 서울캠퍼스 기획처장 이상용<경영대 경영학부> 교수와 서울캠 김연산<기획처 예산팀> 팀장은 인터뷰에서 등록금 환불 요구에 다시 한번 “절대 불가”라고 못 박았다. 수입지출 변동내역을 언론 혹은 온라인에 공개하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 본지는 학교의 입장과 의문점에 대한 답을 전하는 동시에, 학생들이 총학생회실에 비치된 수입지출 변동내역을 이해하기 쉽도록 등록금 수입과 지출이 담긴 교비회계 운영계산서를 웹신문에 정리해 올렸다. 올해의 등록금 논쟁은 총결산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기획처장 및 예산팀장 인터뷰다.

Q. 수입지출 변동내역(이하 수지변동내역)을 공개할 계획이 있는가.
2학기에 상황이 정상화된다고 가정하고, 3월부터 코로나19 방역 등에 사용된 비용은 5억8천 원이다. 이외의 수지변동내역을 구체적으로 학내 언론에 밝히는 것은 어렵다. 우리 학교 경영진들과 함께 고심 끝에 결정한 사항이다. 학교 기밀의 외부 유출 가능성도 있고,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예측치가 변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대외 공개는 어렵다. 다만, 서울캠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학) 측에 수지변동내역을 문서로 전달했다. 이를 확인하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 총학과 협의해 총학생회실에 방문한 학생만 열람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관심 있는 사람은 총학생회실에 방문하길 바란다. 

Q. 등록금 환불이 불가능한 이유는?
코로나19 방역 비용인 5.8억 원 때문에 등록금 환불을 못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코로나19로 ‘비등록금 수입’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이 핵심이다. 학교는 등록금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우리 학교는 등록금 외에도 추가 재정을 확보해 교육비에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교육원 △비학위 과정 △여름학교 등의 수강료와 △시설임대료 △기부금 등이 교육비에 투입되고 있다. 이는 모두 비등록금 수입 확보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이를 통해 교육비를 충당한다. 그렇게 다양한 수입원을 통해 교육비를 늘려온 결과 등록금의 228%에 달하는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다. 10년째 등록금을 동결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말이다. 학생들의 불만을 십분 이해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으로선 등록금 환불이 어렵다. 널리 양해를 부탁드린다. 

Q. 우리 학교의 수지변동내역을 설명해달라.
자세한 수치는 총학생회실에 방문해 확인하길 바란다. 우선 단기수강료 수입이 발생하는 교육원과 시설임대료에서 수입이 줄었다. 반면 △신입생 행사비 △실험실습비 △전기수도료는 감소했다. 위 수입과 지출을 따져보면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다.

Q. 지난해에서 올해로 넘어온 이월금이 140억 원에 달한다. 해당 비용으로 충분히 수입 감소를 충당할 수 있지 않은가?
학교의 회계 기간은 당해 3월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다. 3월 전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 사업이 그 이후로 지연되면 사업 도중에 결산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남은 사업액은 당시 결산에 속하지 않는데 이것이 이월금이다. 즉 이월금은 이미 과거에 사용이 정해진 금액으로, 지금 임의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금액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어떤 공사의 경우 학교의 회계연도 말인 2월 이내에 공사를 마치려고 예산을 편성했으나 공사 지연으로 못 끝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전년도에 지출하려고 했던 공사대금을 차년도로 이월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이월금으로 처리되지만,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Q. 우리 학교의 적립금이 1천억 원대에 달하는데, 이를 활용할 생각은 없는가?
1천억 원대의 적립금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기부자의 뜻대로 사용하도록 지정한 적립기부금이라면 학교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다. 이 중 학교가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또한 법적으로 등록금회계에서는 건물의 *감가상각비 범위 내에서의 적립만 허용하고 있고 해당 적립금은 추후 현재의 교육용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지어야 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대운동장의 경우 320억 원가량이 투입됐고, △학생회관 재건축 △한양플라자 재건축 △6·7생활관 신축 에도 예산이 배정돼야 한다. 적립금은 이번 상황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아니다.

Q. 학생들을 위해 생각하고 있는 지원은?
장학금 등 학생지원비는 삭감 없이 예산대로 맞춰서 학생들에게 지출할 것을 약속한다. 또한 대면수업이나 기말시험 때문에 서울로 올라오는 학생들을 위해서 취소된 기숙사 공간을 배정할 예정이다. 운영비 손실을 고려해서라도 학생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가지 않도록 비용은 비싸지 않게 제공할 것이다. 지금은 기숙사 가용 공간이 어느정돈지, 신청 방식은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학생들을 위한 추가 장학금 편성도 고려하고 있다. 
 

*감가상각비: 건물이나 기계·기구의 노후화로 인한 가치 하락을 반영하는 비용으로, 학교 건물 역시 감가상각 대상이며, 학교의 과대 적립을 막기 위해 상각 비용만큼 적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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