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당 1학점이 배정된 우리학교 사회봉사프로그램은 비록 선택과목이지만 그동안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의 귀중한 체험을 쌓는 기회를 제공해 왔으며 신청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봉사활동의 내용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학기에도 여전히 사회봉사활동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회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독거노인이나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에는 학생들의 수강신청이 턱없이 부족했다. 반면 어린이들의 2박 3일 수련회를 보조하거나 자택에서 워드 작업을 하는 등의 비교적 손쉬운 봉사활동은 수강신청이 시작되자마자 마감되기도 했다. 우리학교의 건학이념인 “사랑의 실천”이란 단어가 무색해지는 현실이다.
예를 들어 부천 YMCA에선 두종류의 수영 도우미 학생을 각각 8명씩 뽑았다. 하지만 일반 수영장 안전 도우미의 경우 8명을 꽉
채운 반면 장애 재활 수영 도우미를 신청한 학생은 한명도 없었다. 또 노원 시각 장애인 복지관에서 재택 워드작업 봉사 인원 60명을 뽑았는데
손쉬운 봉사활동이라는 점 때문에 쉽게 인원을 채울 수 있었다. 반면 도원 서봉 종합 사회복지관의 독거노인 및 중증장애인 이동목욕재개 프로그램을
신청한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까닭은 자발적인 참여정신이 부족한 데 있다. 즉, 봉사활동을 단지
학점취득이나 취업의 수단으로 여기는 학생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봉사의 참뜻과는 거리가 먼 일자리를
제공하는 단체나 기관도 그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 또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개선방안을 외면해온 학교당국의 처사도 비난 받아 마땅하다.
이형준(언정대 신문방송학 03)학우는 “사회봉사 활동의 주된 목적을 학점관리와 취업목적으로 여기는 학생들을 주위에서 많이 봤다. 봉사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봉사 동아리 키비탄의 양정윤(자과대. 화확과 04)부회장은 “봉사활동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일은 학생 의식의 전환이다. 봉사활동을 자신의 이익이 아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봉사를 할 때 진정 필요하고 도와줘야 하는 분들을 우선해서 봉사함으로써 의미가 있고 보람도 느낄 수 있다. 또 자신도 언제 어떤 식으로든 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당국의 조치도 필요하다고 본다. 봉사내용의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하는 평가방식의 개선이 그것이다. 또 필요하다면 몸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우를 돕는 사회봉사 활동을 필수학점으로 정해놓은 후 이수하지 못하면 사회봉사 학점을 인정하지 않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며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목감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 김성수씨는 “사회봉사 활동은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 도처에 존재하는 어려운 사람들과 직접 부딪히며 이들과 고충을 함께 나누며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봉사활동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춘성 기자 choon0728@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