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펫코노미, 반려동물 시장의 펫스티벌
주목! 펫코노미, 반려동물 시장의 펫스티벌
  • 정채은 기자
  • 승인 2020.05.10
  • 호수 1511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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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저출산 △1인 가구 확대 등 가족 구조의 다변화에 따라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같이 여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펫팸족(Pet+Family)’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의 ‘2019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26.4%로, 4가구 중 1가구꼴로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집 불리는 펫 산업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많아지고, 전반적인 생활 소득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위해 지갑을 여는 반려인들의 소비 규모도 커졌다. 이와 맞물려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성장세도 두드러지는 추세다. 반려동물 연관산업을 ‘펫코노미(Pet+Economy)’라고 명명할 정도로 해당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실제 규모도 엄청나다. 농식품부는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를 올해 5조 8천억여 원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2015년 1조 8천억여 원에 비해 3배 이상 급성장한 수치다. 
 

반려동물, 너희를 위해서라면
반려동물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는 ‘펫미(Pet=Me)’족이 늘면서 반려동물 연관 산업계도 반려동물을 단순히 동물을 넘어 인간처럼 생각하는 ‘반려동물의 인간화’ 경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반려동물의 음식과 의료 서비스는 기본이고, 반려동물 전용 미용실, 카페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반려동물 △유치원 △장례식장 △택시를 비롯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분야에 이르기까지 반려동물 산업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반려동물 연관산업과 관련해 지인배<동국대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는 “최근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숙박업, 휴게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반려동물 연관산업은 전반적으로 커지는 추세고, 그중에서도 장례산업이 특히 유망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상곤<경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도 “탄생부터 사후 단계까지 반려동물 일생의 각 단계에 관련되는 산업에 성장 가능성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펫코노미 시장이 겪는 성장통
하지만 현재 국내 펫코노미 시장은 폭발적 발전과 함께 성장통을 겪고 있다. △비체계적인 반려동물 의료 서비스 △반려동물 전문가 양성 체계 미흡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합의 결여가 그 예다. 한국소비자연맹의 ‘2019년 서울·경기지역 소재 동물병원 50곳에 대한 진료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물병원별 치과 진료비는 최대 80배까지 차이나며 동물병원마다 진료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전 교수는 “동물병원 진료비의 공시제 및 진료 표준화가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반려동물 보험은 부가세까지 포함해 100% 반려인이 내야 해 의료비 부담이 극대화된다”고 전했다. 

펫코노미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으며 반려동물 관련 전문 인력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 △교배·번식 전문가 △미용사 △행동 교정사 등 관련 업계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고, 전문 자격증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대학에서도 반려동물 산업과 관련된 학과를 운영하며 반려동물 전문가 양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 교수는 “반려동물 전문가 양성 체계가 미흡해 반려동물 관련 자격증이 남발될 우려가 있고, 전문인 양성 시스템에 대한 짜임새 있는 관리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유기 동물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반려동물 인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7년 반려동물 양육 실태 조사’에서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다’라는 질문에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의 경우 아주 높은 비율인 86.8%가 동의한다고 응답했으나, 비양육 가구는 46.8%만이 동의한다고 응답해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이런 간극은 반려동물 연관산업 성장에 발목을 잡기도 한다. 지 교수는 “한 예로 반려동물 장례업종은 유망한 산업 분야로 주목받지만, 장례 시설 설치에 대한 혐오·기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반려동물 인식에 관한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펫코노미 시장에 남겨진 과제
국내 반려동물 연관산업이 더욱 탄력적으로 성장하려면 어떤 노력이 수반돼야 할까.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고 활성화된 것에 비해 관련 정책은 상당히 미흡하다. 따라서 반려동물 연관산업이 안정적인 단계에 이를 때까지 정부에서 지원 체계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지 교수는 “현재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자율적으로 작동되고 있지 못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반려동물 관련 지원 정책을 통해, 궁극엔 반려동물 시장이 능동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기업들 역시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각 분야에서 △다양화 △차별화 △품질 향상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 나아가 기업의 서비스가 반려동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그에 따른 책임감도 지녀야 한다. 
아직 펫코노미 시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기저기 산적해 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한다면 펫코노미 시장의 성장은 펫팸족과 그들의 반려동물에게 양질의 삶을 가져다줄 것이다. 이제 반려동물은 사람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사회의 일원이다. 반려동물과 반려동물을 둘러싼 사회는 서로에게 든든한 반려자가 돼줘야 한다. 
도움: 지인배<동국대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
전상곤<경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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