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정보과잉 속 우리의 자세
[칼럼]정보과잉 속 우리의 자세
  • 한대신문
  • 승인 2020.04.12
  • 호수 1508
  • 7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곽은아<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 수료

 

다다익선.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가? 현실에 빗대어 보면, 그리 와닿지 않는 말이다. 현재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이 속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수많은 정보들 가운데 흔히 ‘카더라’라고 불리는 자극적인 이슈, 혹은 내 주장이나 의견에 부합하는 정보에 더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렇다. 소셜미디어와 같이 개인이 정보 수용자임과 동시에 제공자가 될 수 있는 환경에서 정보를 접했을 때, 특히 이 정보가 중요한 사항이거나 자극적(이목을 끄는)일수록 우리는 이것을 알리고 싶은 욕구가 크다. 이러한 마음 한켠에는 남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이를 알리려는 과시욕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속에 ‘이 정보가 진짜일까?’라고 의심하는 마음은 거의 없다. 언론에서 보도의 시의성, 신속성을 중요시하는 것처럼 누구보다 먼저 이를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즉, 소셜미디어 속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싶어하는 동시에 어딘가에 속해있다는 소속감을 느끼며 인정받고자 한다. 사회학자 마누엘 카스텔이 명명한 것처럼 우리는 ‘네트워크화된 개인주의’에 빠져있는 것이다.

다양한 채널,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많은 것을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우리는 점점 노력하지 않게 된다. 우리는 더 이상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지 않으며, 주어진 정보를 필터링 없이 받고 건넨다. 이때, 내 입맛에 맞는 정보를 편식하거나, 믿을 수 있거나 친한 사람에게서 온 정보를 쉽게 믿으며 내 믿음에 대한 근거만 쌓을 뿐이다.

최근 인공지능의 ‘추천 알고리즘’은 이러한 경향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용자의 정보를 토대로 제공되는 선별적인 정보는 개인의 믿음을 더욱 강화하고 믿고 싶은 것을 더 선호하게 하는 ‘반향실 효과(echo chamber effect)’를 야기하는데, 이는 흔히 말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편향된 생각을 증폭시켜 나아가선 사회적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정치적 분열이 심한 나라에선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미디어 환경변화와 코로나19(COVID-19)의 확산이 맞물려 나타난 인포데믹(Infodemic). 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과 유행병을 뜻하는 ‘epidemic’의 합성어다.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매체가 한정적이었던 과거에 비해 다양한 채널,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현 환경에 우리가 처한 상황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기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이는 의도적으로 만든 거짓정보이거나,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만든 허위정보가 전염병처럼 빠른 속도로 퍼져 사회에 혼란을 주는 현상을 뜻하는데, 최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정보가 유통되는 현상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음모론, 루머, 거짓정보 등 하루하루 쏟아지는 방대한 양의 정보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가늠하기에 앞서 불안과 공포만을 느낄 뿐이다. 

곧 있으면, 제 21대 총선을 앞두고 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가짜뉴스가 많이 생산되는 만큼, 지금과 같이 수많은 정보 혹은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상황에서 올바른 정보의 다다익선이 통용되기 위해선 개개인이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흔히 수용자에게 요구하는 ‘비판적 읽기’와 같은 사고가 필요한 때이다. 그렇지 않다면, 정보의 많음은 과유불급만 못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