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 see 先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 see 先
  • 전다인 기자
  • 승인 2020.03.15
  • 호수 1507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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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문화테마 ‘여성’
지난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수많은 여성들을 기리기 위해 시위를 벌인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1909년 미국에서 3월 8일을 여성의 날로 선포했고, 1975년부터 UN은 국제 여성의 날을 지정했다. 

역사 속에서 여성은 때때로 지워졌으며, 고난과 역경을 겪어야했다. 여성의 날을 기념해 사회에서 배제되던 여성들의 당당하고 주체적인 삶에 대해 서술한 작품과 남성이 주류였던 전쟁서사를 여성의 관점에서 스크린에 표현한 작품을 살펴보자 

우리는 숨지 않습니다, 책 「나는 숨지 않는다」
 

 


여성, 소수자를 향한 차별에 대항하는 시위와 사회적 담론이 지속되고, 사람들의 인식도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차별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이 책은 홈리스 여성부터 청소년 페미니스트까지 11명의 여성들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이들은 사회 속에서 ‘피해자’ 혹은 ‘소수자’로 비춰진다. 하지만 이들은 이런 시선에 저항하며 ‘행위자’, ‘주최자’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삶을 구축해간다. 

이혼 후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 된 유지윤과 장애 여성인 임경미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사회는 주로 한부모 가정이나 장애 가정의 양육에 대해 ‘불안정’, ‘불온’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두 여성은 이 부정적인 시선들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고난’ 쯤으로 여긴다. 그들은 사회의 시선에 주눅들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할 거야’, ‘할 수 있어’라는 마음으로 당당하게 차별에 맞선다. 

흔히들 ‘홈리스’라고 하면 남성을 쉽게 떠올린다. 하지만 이 책은 김복자라는 여성 홈리스에 대해 다루고 있다. 홈리스의 삶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가혹하다. 질병, 성폭력 등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 탓에 그들은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다. 김복자 할머니의 이야기는 소외 받던 여성 홈리스라는 존재를 우리 사회로 끌어냈다. 

이 책은 우리에게 11명의 목소리로 여성이자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에 대항해 우리 사회를 당당하게 고발한다. 
전다인 기자 jdi5588@hanyang.ac.kr

전쟁과 여성, 영화 「빈폴」

 


‘삶은 여성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영화 「빈폴」의 포스터에 쓰여있는 말이다. 이 영화는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제 2차 세계 대전 참전으로 뇌진탕을 앓고 있는 이야는 그 후유증으로 가끔 몸이 굳어버리는 병을 갖게 된다. 전역 후 그녀는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참전 중인 친구 마샤의 아들 파슈카를 대신 보살피며 살고 있다. 어느 날 이야의 실수로 파슈카가 사망하고 마샤가 전쟁에서 돌아온 후 자신의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샤의 꿈은 아이를 키우는 것이었지만, 전쟁에서의 수류탄 사고로 아이를 더이상 낳지 못하게 됐다. 이에 마샤는 자신의 아이를 이야에게 낳아달라 부탁하고, 이야는 사랑하는 마샤를 지배하고 싶다는 욕망에 이를 들어주게 된다. 이것으로 이 둘의 서사가 시작된다. 

둘의 관계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둘은 서로만을 의지한다. 감독은 둘의 관계를 통해 전쟁으로 인해 망가져버린, 정신적으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없는 두 여성을 그려낸다. 

대부분의 전쟁 영화는 남성에게 초점이 맞춰져있다. 하지만 참혹한 전쟁 속에는 전쟁으로 망가진 여성도 존재한다. 여성의 관점에서 전쟁을 그린 영화 「빈폴」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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