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김종량 이사장 축사
한양대학교 김종량 이사장 축사
  • 김종량<한양대학교 이사장>
  • 승인 2020.01.02
  • 호수 1506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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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량<한양대학교 이사장>

 

2020년 경자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한 해도 한양의 미래를 새롭게 만드느라 애쓰신 한양가족 여러분께 새해 아침을 맞아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뜨거운 학교 사랑의 마음이 늘 변화하고 발전하는 우리 한양을 만들어 왔고 올 한해도 의미 있는 해를 만들어 가리라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한양가족 여러분

올해는 2010년대를 다 보내고 어느덧 2020년대를 맞이하게 된 해로서 또 다른 의미를 갖는 해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0년이 시작될 때, 세계는 새로운 천 년의 개막을 축하하며 새 천 년에 다양한 기대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벌써 그로부터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세상의 변화는 가히 충격적이었고 또 지금도 그 변화들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는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과연 세상의 이 변화는 우리를 어디로 이끌어갈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우리 한양은 새 천 년을 맞이하며 ‘한양대학교 밀레니엄 선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밀레니엄 선언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구절로 새 천년 한양이 원하는 인재상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그 선언의 일부는 이렇습니다.

“우리가 기르고자 하는 ‘밀레니엄 리더’는 지식의 축적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리더’이며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자연과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사랑의 리더’이다.” 

‘창조적 리더’와 ‘사랑의 리더’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 이 선언은 20년이 지난 오늘날도 매우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세상의 변화를 바라보며 더더욱 그러한 생각이 듭니다. 세상의 변화가 방향을 잃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 창조와 사랑이라는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방향타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2020년대가 시작되는 이 아침,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다시 마음에 새기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한양가족 여러분!

인공지능으로 모든 기술들이 통합되고 있는 이 시대의 변화를 들여다보며 우리는 언뜻 언뜻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은 인간의 일자리에 대해 우려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그 가공할 능력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염려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우려가 한낱 기우가 아님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러한 인공지능의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창조와 사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날이면 날마다 새로운 인공지능의 성과가 언론에 보도되곤 합니다. 글을 쓰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 인공지능까지 등장했다는 보도를 하면서 창조적인 예술 분야까지 인공지능이 점령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그것은 인공지능이 해낸 새로운 창조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이 이룩한 창조적 분야를 분석하는 학습을 하고 그 분석의 결과를 종합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고흐의 그림을 분석하고 학습한 후 고흐풍의 그림을 그려낸 인공지능의 능력이 놀랍기는 하지만 그가 창조력을 가지고 있던 고흐는 아닌 것입니다. 

창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입니다. 그리고 이 상상력은 개인의 생각의 자유로움에서 나옵니다. 더 나아가 진정한 의미의 창조는 그것이 가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자칫하면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그것은 윤리나 가치가 아닌 발전이라는 성과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되 그것이 인류에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일 때 비로소 창조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한양가족 여러분!

지난 한 해 우리 사회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던 말 중에 ‘선한 영향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 작은 파스타 가게에서 시작된 이 말은 전국으로 번져나가면서 결식아동이나 소외 계층을 조용히 배려하는 ‘선한 영향력’의 가게들이 전국에 수백 군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선한 영향력’의 가게들에는 더 많은 고객이 몰려들어 말없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조그마한 것이었지만 그 영향력은 전국으로 번졌고 많은 사람의 마음에까지 번져가면서 ‘선한 영향력’이라는 힘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잔잔하면서도 힘 있게 번져가는 이 현상을 보며 마음 속에 큰 감동을 얻었습니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우리 사회의 이 조그마하면서 힘 있는 운동은 사랑이란 마음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말해줍니다. 그리고 사랑의 실천은 여러 사람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우리 한양이 밀레니엄 선언에서 얘기했던 ‘창조적 리더’와 ‘사랑의 리더’는 지금 이 기술의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에 더더욱 절실한 인재상입니다. 저는 우리 한양의 인재들이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리더 그리고 선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랑의 리더로 자라게 되기를 새해 아침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올해는 쥐띠해입니다. 쥐는 다산과 풍요, 번영을 상징하는 동물이어서 올 한해 더 많은 기대를 갖게 됩니다. 올해에도 쥐띠 해의 풍요로움이 우리 한양가족의 모든 가정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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