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옷이 없어요
맞는 옷이 없어요
  • 김보만 수습기자
  • 승인 2006.09.17
  • 호수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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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업계, 한국인 체형변화 반영 안해 여성복은 사이즈 들쑥날쑥
곽모군(남·21)은 쓰리엑스라지 사이즈를 입는다. 평소 기성복은 용산이나 이태원에서 미국인들이 입는 옷을 사야하고 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사이즈가 없어서 못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얼마 전 과에서 단체티를 맞출 때는 가장 큰 사이즈를 특별주문 했지만 결국 맞지 못해 입지 못했다.
보다 날씬한 몸을 선호하는 44사이즈 열풍에 휩쓸려 남들 보다 살이 찐 사람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작은 사이즈는 슬림이 유행을 하며 더 다양한 품종이 생산되고 있지만 남자치수 110이상은 브랜드 내에서도 일부 품목만 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110사이즈를 입는 양모군(남·25)은 “내게 맞는 사이즈가 나오는 브랜드를 찾는게 쉽지않다”며 “한국 브랜드들은 대체적으로 사이즈가 작아 외국 브랜드를 주로 입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캐쥬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 빈폴은 전품종 중 20%정도만 110사이즈를 생산하고 있다. 또 지오다노는 겨울상품은 105까지만 생산하고 바지는 36인치가 가장 큰 사이즈다. 최근 10년간 한국인의 체형변화를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키는 169.6cm에서 173.4cm으로 3.8cm가 커졌고 몸무게는 63.6kg에서 68.5kg으로 4.9kg이 늘었다. 여성의 경우 키는 158.8에서 160.4로 1.6cm가 커지고 몸무게는 52.5kg에서 54kg으로 허리둘레는 64.9cm에서 67.4cm로 2.5cm가 늘었다. 하지만 의류업계의 사이즈 기준은 변하지 않았다. 여성의류 회사 한섬(주) 경영기획실 담당자는 “브랜드 런칭 때 정한 옷 치수를 지금까지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심지어는 "초기 옷 치수를 정할 때도 현존하는 타 브랜드에서 가져온 기준을 적용했다“고 말해 현재 의류 치수가 한국인 체형 변화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또한 브랜드 별 디자인 별 사이즈 편차도 심한 편이다. 롯데 청량리 빈폴 매장 안창욱 점장은 “같은 사이즈여도 디자인마다 사이즈 편차가 있어 크게 나온 디자인은 105 사이즈도 110사이즈를 입는 사람들이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같은 브랜드내에서도 디자인 마다 사이즈 편차가 있고 55,66 등으로 사이즈를 표시하는 여성복 브랜드간의 차이는 더 크다. 여성복의 경우 M브랜드는 55사이즈 가슴둘레를 85cm로 O브랜드는 80cm로 정하고 있어 거의 한치수를 넘나들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등 들쑥날쑥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기술표준원에서는 ‘한국인 인체치수조사 보급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KS규격의 제품치수 표준화 사업(가슴둘레-엉덩이둘레-키를 모두 표기)도전개하고 있지만 변화한 표기 방식의 기재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예전 표기방식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고 사이즈 혼란 또한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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