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비틀 거리 위의 무법자, 스몸비를 막아라!
비틀비틀 거리 위의 무법자, 스몸비를 막아라!
  • 정채은 수습기자
  • 승인 2019.11.04
  • 호수 1503
  • 3면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인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스몸비(Smombie)’가 등장했다. 스몸비는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로, 보행 중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주변 상황은 살피지 않은 채 좀비처럼 걸어 다니는 사람을 비유한 말이다. 

지난해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발표한 보행 중 주의 분산 실태와 사고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스몸비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3천8백여 건에 이른다. 또한 보행자 주의 분산에 따른 ‘차와 사람 간 교통사고’는 약 6천4백30건으로 추정되며, 이중 61.7%가 스마트폰 사용 중에 발생했다. 이렇듯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스몸비에 대한 문제 해결이 심각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스몸비는 자신의 안전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시야 폭이 56% 감소하고, 전방 주시 정도는 15%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준호<공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스몸비가 위험한 이유에 대해 “보행 중 스마트폰을 보면 시선이 아래로 향하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져 인지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든다”며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인지 반응속도가 늦어지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전했다. 정진영<인문대 사학과 16> 씨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횡단보도를 지나가다가 빨간불로 바뀐 것을 확인하지 못해 자동차와 충돌할 뻔했다”며 스마트폰으로 인한 사고의 경험을 전했다. 

▲강남역에 설치된 ‘스몸비 경고’ 안내 표지판이다.
▲강남역에 설치된 ‘스몸비 경고’ 안내 표지판이다.

여러 기관은 스몸비로 인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사이버안심존, 바닥 신호등 등의 스몸비 안전사고 예방책을 내놓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청소년의 보행 중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사이버안심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5~7걸음을 이동할 경우 화면이 자동으로 잠기는 ‘스몸비 방지기능’을 선보였다. 또한 지자체는 스몸비의 횡단보도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보행 신호와 연동되는 신호등을 바닥에 설치했다. 이외에도 서울시에서는 유동인구가 많고, 교통사고가 잦은 △강남역 △서울시청 앞 △연세대 앞 △잠실역 △홍익대 앞 등 5개 지역에 교통안전표지 50개, 보도 부착 표시판 250개를 설치했다. 

일각에서는 위와 같은 대책들이 근본적인 스몸비 안전사고 문제를 근절할 수 없기 때문에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시는 도로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거나 사용하는 보행자에게 15달러에서 35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도입했다. 스몸비의 법적제재에 대해 고 교수는 “스몸비 처벌에 대한 공평한 기준과 정확한 실행 도구가 없기 때문에 스몸비를 처벌하는 것은 어렵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안전한 보행 환경을 위해 대책에 앞서 개개인의 의식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 최승미<한국정보화진흥원 서울스마트쉼센터> 책임상담사는 스몸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개개인의 디지털 시민의식이 성장해야 함”을 강조하며 “언제나 사고는 찰나의 순간에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갖추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최 책임상담사는 “스마트폰 사용 에티켓을 행동화·습관화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스몸비를 줄이기 위한 여러 대책에 앞서 보행자 스스로가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사진 오수정 기자 sujeong5021@hanyang.ac.kr
도움: 고준호<공대 도시공학과> 교수
최승미<한국정보화진흥원 서울스마트쉼센터> 책임상담사
김민주 기자 mheve99@hanyang.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 2019-11-05 23:09:31
정말 길거리 걷다보면 아찔한 장면을 볼 때가 많습니다. 운전중이나 길 걸을 때 휴대전화는 No ! 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