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의 명과 암
[칼럼]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의 명과 암
  • 문성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 3기> 씨
  • 승인 2019.10.13
  • 호수 1502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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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 3기> 씨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스마트폰은 단순히 성능 좋은 휴대정보기기(PDA)가 아니라 휴대용 컴퓨터를 넘어 각종 기능이 합쳐진 정보 통신기기로 발전했다. 이에 스마트폰에서 구동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역시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졌다. 그 중 하나는 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누르면 그에 상응하는 게임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 시스템을 이용해 섬세하고 다양한 작동이 가능해졌다는 말이다. 이를 세간에서는 클리커 게임(clicker game)이라고 부른다.

클리커 게임에서는 터치스크린 시스템을 이용한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로 게임 조작과 운용 외에도 게임 속 인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이는 마치 게임 속 등장인물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활용돼 사용자는 높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터치스크린 시스템이 상황이나 빈도 및 터치한 부분에 대해 모두 항상 같은 대사나 반응을 보인다면 사용자의 몰입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상황별, 누르는 빈도, 누른 부분 등에 대해 확실히 다른 반응을 보인다면 마치 실제 사람과 소통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즉, 얼마나 다양한 상황, 빈도, 부위에 대한 반응과 대사를 구현하느냐가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를 이용한 게임의 성공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인기 모바일 게임 ‘붕괴3rd’는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를 적절히 활용한 터치스크린 시스템이 존재한다. 사용자가 캐릭터를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그에 해당하는 반응을 보이는데, 이 게임 속 효과가 실제와 같아서 많은 이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여성의 신체 부위를 사용자가 마음대로 터치한다는 데에 있다. 붕괴3rd의 터치시스템은 스크린 속 캐릭터의 전신 각 부위의 반응이 서로 다르다는 점인데, 특정 부위에서는 반응이 두드러진다. 

물론 터치했을 경우 캐릭터가 화를 내고, 심지어는 게임이 자동으로 강제종료 될 정도로 ‘이러면 안 된다’는 점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게임 진행과 연관 없는 선정적 요소를 넣었다는 비판을 피해가긴 어렵다.

결과적으로 작은 스마트폰에서도 높은 몰입감을 보여주기 위해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로 상호작용한다는 것은 게임 기획 전략으로서 그릇된 일이 아니다. 붕괴3rd의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는 분명 성공적이다. 캐릭터들의 각기 다른 다양한 반응이 궁금하기도 하고, 이는 때때로 필자가 보기에도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가 상호작용을 이끄는 것을 넘어서 단순히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그릇된 행보를 걷는다면, 이는 몰입감을 높이는 게 아니라 잘못된 지식과 관념을 주입하는 도구로 전락해버릴 뿐이다.

붕괴3rd만이 아니라 이후 개발될 모바일 게임과 가상현실(VR)에서도 이를 잘 설계하여 효과적이고 올바른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로 게임 속 인물들이나 상황에 더욱더 빠져들 수 있는 건강한 콘텐츠가 개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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