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없는 공(空)청회, 총학은 보이콧
학생 없는 공(空)청회, 총학은 보이콧
  • 황수진 기자
  • 승인 2019.10.07
  • 호수 1501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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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사범대 본관 213호에서 공청회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일반 학생 참가자는 단 한명이었다.
▲ 지난달 25일 사범대 본관 213호에서 공청회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일반 학생 참가자는 단 한명이었다.
▲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청회장인 사범대 본관 213호 앞에서 학교의 일방적인 공청회 개최에 대한 보이콧을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사범대 본관 213호에서 인텔리전스컴퓨팅학부 공청회가 열렸다. 인텔리전스컴퓨팅학부는 2020학년도 신설 예정인 데이터사이언스학과와 2021학년도 신설 예정인 심리뇌과학과를 지칭하는 학부다. 김명직<교무처> 처장은 “인텔리전스컴퓨팅학부는 미래 노동시장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4차산업 관련 교육을 추진하기 위해 신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데이터사이언스학과 같은 경우 2020학년도 수시입학 모집 지원 경쟁률이 23대 1”이라며 “AI 교육론에 관한 사회적 수요가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로 봤다.

같은 날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 비상대책위원회는 학교의 일방적인 공청회 개최를 이유로 보이콧을 강행했다. 교육정책위원장 이한<인문대 사학과 14> 씨는 “보이콧 결정은 단순히 이번 공청회 때문만은 아니다”며 “학교는 *대학평의원회(이하 대평)에서 조건부 통과된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신설을 위한 정원감축 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으며 정원감축 문제에 관한 학생사회와의 소통 역시 이뤄지지 않아 내린 조치”라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3월에 있었던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정원감축 간담회에서 학교는 향후 정원감축 논의과정에서 학생 의견 반영을 약속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도 학교는 감축 대상 학과를 결정하는 데 학생들과의 논의를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가 보이콧을 통해 학교 측에 요구하는 사안은 △일방적 공청회 통보가 아닌 학생들과의 논의 테이블 마련 △심리뇌과학과 신설로 인한 정원축소 원점 재검토다.

심리뇌과학과 신설로 인해 △건축공학부 △경제금융학부 △기계공학부 △독어독문학과 △물리학과 △산업공학과 △생명공학과 △성악과 △수학과 △신소재공학부 △원자력공학과 △융합전자공학부 △자원환경공학과 △정책학과 △정치외교학과 △행정학과 △화학공학과 등 총 17개 학과에서 총 20명의 정원이 축소된다. 특히 △경제금융학부 △물리학과 △수학과 △신소재공학부 △정책학과 △화학공학과는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신설로 정원축소가 있었던 학과라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자연대 물리학과 학생회장 김병선<자연대 물리학과 17> 씨는 “가장 큰 문제는 일방적인 정원감축 대상 결정”이라며 “대학교에서 중요한 사안을 결정할 때는 교직원·교수·학생 3주체가 함께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호경<교무처 교무1부> 부처장은 “인텔리전스컴퓨팅학부 신설은 *편제정원조정위원회에서 지난해 8월 30일 결정된 사안이라 총학에서 요구하는 원점 재검토는 힘들다”며 “정원감축 대상 학과는 2012학년도부터 시행한 HYU학과평가를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류 부처장은 “지난 3월에 진행된 간담회 당시 학교는 인텔리전스컴퓨팅학부가 대평에서 가결된 사항으로 생각해 ‘향후’ 시기를 제3의 학과 신설로 생각했다”며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한다면 학생들의 권익과 관련된 사항은 학생처를 통해 의견수렴과정을 거치겠다”고 전했다. 

1학기 사회대 교육국장 김성태욱<사회대 정치외교학과 14> 씨는 “간담회 당일 학교는 편제정원조정 타임라인을 제시했다”며 “이때 심리뇌과학과 신설로 인한 추가 정원감축 문제를 인지했다”고 말했다. 김성태욱 씨는 “당시 학교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원감축 논의 테이블을 마련하자고 요청했다”며 “학교도 이에 대한 동의 의사를 밝혀 당연히 ‘향후’ 시기가 심리뇌과학과 정원축소부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학교가 ‘향후’를 심리뇌과학과 신설로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간담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그렇게 받아들일 소지는 충분했다”며 소통 문제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씨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총학 산하 기구로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정원감축 문제에 적극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공청회 이후, 학교 측에서 별다른 연락이 없어 우선 논의 테이블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류 부처장도 공청회 이후에 추가적인 논의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어 논의 테이블은 큰 어려움 없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 1492호 1면’에서 우려했던 심리뇌과학과 정원감축 갈등이 실제로 일어났다. 학교는 향후 제3의 학과가 신설될 때는 학생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밟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신설에 따른 정원감축 안건이 상정된 2018학년도 제7차 대평 의사록을 보면 기시감이 느껴진다. ‘과거 정원조정 심의 때 향후에 정원조정이 있을 때에는 학생들의 동의를 구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또한 그렇지 않았다’는 의원2의 발언. 

학교가 과연 ‘향후’에는 학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까.


*대학평의원회: 우리 대학 구성원들인 교수, 직원, 학생의 대표, 외부 인사로 구성된 조직으로 대학 최고의 심의 및 자문기구다.
*편제정원조정위원회: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학부 정원의 증원 혹은 감축 등의 사안이 발생하는 경우, 2012학년도부터 시행한 HYU학과평가를 기반으로 학과 혹은 학부에서 얼마만큼의 유보정원을 차출할 것인지 결정하는 기구다.

도움: 박용진 기자 joseph2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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