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묻다
소득주도성장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묻다
  • 정주엽 기자
  • 승인 2019.09.23
  • 호수 1500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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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출범 1주년 대학신문 기자간담회

“*소득주도성장이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이하 소득특위)는 청와대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의 특별위원회로 지난해 9월 출범했다. 소득특위의 주최로 열린 이번 대학신문 기자간담회(이하 간담회)는 소득특위 출범 1주년을 기념해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관련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됐다.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소득특위 중회의실에서 개최된 간담회에서는 홍장표<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대학신문 기자들 간 두 시간에 걸친 대담이 이뤄졌다. 간담회에는 본지를 포함해 총 11개의 대학 언론 매체가 참여했다.

Q.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명칭이 직관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용어는 사실 형태만 달랐지 예전부터 사용됐다. 국제적으로는 임금주도,와 고용주도,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소득주도라는 용어가 쓰였다. 이런 용어가 국내에 들어오며,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해 그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양극화가 극심하다는 점, 자영업 시장 규모가 크다는 점을 살펴 소득주도성장이란 용어를 채택했다.

또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단어엔 가계 소득의 증대가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이는 과거의 성장 모델과 큰 차이가 있다. 예전에는 경제 성장을 대부분 기업이 이끄는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최근 생각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가계 소득도 경제 성장의 주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출범 1주년을 맞아 열린 대학신문 기자간담회의 모습이다.

Q.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정책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자영업자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는지 궁금하다.

문제에 공감하며 그동안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관련 정책을 내놓았다.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9%에서 5%로 내렸고, 카드 수수료 부담 역시 완화하고자 했다.

소득특위도 자체적으로 자영업자들과 여러 논의를 했다. 자영업자 중 많은 이들이 경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이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내수 증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역 상품권을 발행해 좀 더 원활하게 지역 상점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중이다. 소상공인 처우 개선에 더욱 매진하겠다.

Q. 청년 일자리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많은 청년이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며 이로 인한 사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부도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웃 나라인 일본과 비교해보면 일본 청년들은 사실상 취업 걱정을 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는다. 이유는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대우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황은 이와 다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큰 격차가 존재하며, 직업의 안정성 역시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현실에 청년들은 어쩔 수 없이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고시촌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어렵지만 이와 같은 구조를 바꾸고자 한다. 어느 곳에 있든 우리 청년들이 보수 부분에서는 차별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청년들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어디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 노동시장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Q. 소득주도성장에는 *혁신성장도 함께 강조된다. 이 두 개념이 함께 갈 수 있는지 궁금하다.

먼저 소득주도성장 없이는 혁신성장을 이룩할 수 없다. 우리가 말하는 혁신은 위험을 무릅쓰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실패를 무수히 반복해야 그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이 온전히 그 위험 부담을 떠안을 수는 없다. 실패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튼튼한 사회적 안전망이 마련돼야 한다. 혁신 안전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다.

혁신성장 없는 소득주도성장 역시 지속하지 못한다. 가계 소득을 늘리기 위해선 끊임없이 근로소득, 사업소득이 늘어나야 한다. 혁신성장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서 부가가치를 높여 이를 가능하게 한다. 결국 혁신성장을 통해 소득주도성장이 함께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 대학신문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홍 위원장의 모습이다.

Q. 국제정세로 인해 대외무역 지표가 하락세를 보인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 마디로 세계 증시가 흔들린다. 그중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여러 국제기구들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나라가 한국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미·중 의존도가 높고 수출 중심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베 정부가 우리의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겨냥해 수출규제라는 카드를 꺼내 든 상황이다. 이런 대외정세가 우리에게 상당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다른 의미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대기업들도 공급의 안정성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런 시점에서 우리 중소기업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우리 정부 역시 핵심 수출 품목의 소재 국산화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을갖고 있다.

Q. 소득주도성장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같은 통계를 보고도 정부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이런 시각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통계 자료를 해석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볼 여지가 충분하다. 한 가지 지표를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는 것은 대단히 좋은 현상이다. 통계를 한 방향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통계 착시 현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도 통계에 대해서 나름의 해석을 내놓지 않을 수 없다. 해석의 다양성을 열어놓는 한편, 어느 정책은 효과가 있었고, 어느 정책은 부족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언론이 해주리라 기대한다.

Q. 위원장으로서 개인적 목표가 있는지? 이번 간담회와 같은 청년과의 소통이 앞으로도 이뤄질지 궁금하다.

우리 소득특위는 단기간 내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와 싸우고 있다. 그렇지만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라는 요구도 많이 듣고 있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에 뛰어든 만큼, 이 자리에서 내려오기 전까지 국민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을 수 있는 정책을 한두 개라도 내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한 앞으로 자주 청년들과 소통의 기회를 갖고 싶다.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 청년이 그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계속 낼 수 있게 하겠다.


*소득주도성장: △가계소득 증대 △가계지출 경감 △복지정책 강화 △사회안전망 구축을 기반으로 일자리와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소득분배를 개선하는 경제성장이다.
*혁신성장: 기업의 혁신을 촉발해 경제발전을 꾀하는 경제성장을 의미한다. 장기 경제성장률과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제·사회 분야에서 전방위적 혁신을 추진한다. 

도움: 김종훈 기자 usuallys18@hanyang.ac.kr
박용진 기자 joseph21@hanyang.ac.kr
사진 제공: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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