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대신문'의 '아미'가 되어주세요
[칼럼] '한대신문'의 '아미'가 되어주세요
  • 김정기<언정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 승인 2019.09.23
  • 호수 1500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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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기<언정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그때 '한대신문'은 '방탄소년단' 같았다. 그때 한양대생은 한대신문의 아미였다. '1인 1부' 원칙의 한대신문이 배부될 때에는 신문을 더 받고 싶어 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교통경찰이 동원된 적은 없지만 한대신문은 방탄소년단의 입장표처럼 귀한 몸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신문을 더 구하려는 학생들, 특히 그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이들이 이성에게 자신의 생존과 애정을 표시하려는 비원으로 한대신문사는 붐볐다.  

그런 한대신문이 열독율의 저조로 신음하고 있다. 젊음의 절정이었던 20대 대학생 시절에 3년이 넘게 한대신문을 만들던 필자가 정년을 앞둔 교수가 되었듯이 한대신문을 둘러싼 환경도 변화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가공할 발전과 정보생산·가공·유통·이용의 행태가 달라진 것이다. 한양대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한대신문, 한대방송국, 한양타임즈만이 있던 시대와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같은 디지털 수단이 즐비한 시대는 다른 세상인 것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전문직업인들이 만들어 일방적으로 보내는 메시지나 콘텐츠를 수신하는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다. 스스로 텍스트, 사진, 이모티콘, 동영상으로 만들고 보내는 능동적인 생산자이고, 자기 위주로 콘텐츠를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편집자이다. 자기 본위, 자기 주도의 정보 주권자가 된 것이다. 

그래서 한대신문과 같은 신문매체의 임종이 멀지 않았다는 '신문종말론'이 오래전부터 대두되었다. 그러나 신문은 앞으로도 수명을 다하지 않을 것 같다. 이유는 읽고 생각하는 과정을 제공하는 신문정보의 특성이 디지털시대에 신문 퇴조의 주요 이유이면서, 동시에 생존의 무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신문은 모든 것을 닥치는 대로 시각화하고, '보는 것을 믿는'(seeing is believing) 디지털 시대에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호모 사피엔스의 사유와 비판의 본성에 적절한 특성이 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승리자가 된 이유를 3가지로 설명한다. 농업 혁명, 인지 혁명, 기술 혁명이 그것이다. 인지 혁명은 문자 사용을 포함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한다. 문자를 사용하고 읽고 생각하는 특성이 사라진다면 인지혁명의 앞날은 절름발이 혁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대신문은 저널리즘 측면에서 보면 대학이라는 공동체를 커버하는 공동체 지향 신문이다(community oriented newspaper). 대학공동체는 학생, 교수, 동문, (지역)사회가 핵심요소이다. 특히 대학언론은 학생의 참여에 달려 있다. 나의 후배 한대생들이, '아미'가 되어 한대신문을 함께 만들기를(crowdsourcing) 권한다. 한양공동체의 지속적인 인지 혁명에 그대들이 주연이 되기를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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