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함께함의 소중함
[취재일기] 함께함의 소중함
  • 노승희<사진·미디어부> 정기자
  • 승인 2019.09.08
  • 호수 1499
  • 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노승희<사진·미디어부> 정기자

“한대신문 들어가면 좋은 점이 뭐야?” 한대신문에 들어온 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어물쩍 넘겨버리곤 했다. 솔직히 뭐가 좋은 점인지 바로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취재일기를 쓰며 이제는 더 이상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미룰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답을 고민하던 필자의 머릿속에서 수습기자로 생활했던 지난 학기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하나의 신문 마감을 위해선 지하철의 막차를 떠나보내는 일이 일상이다. 수습기자도 예외란 없었다. 막차를 놓치는 일이 빈번했던 지난 학기, 그 생활을 이어나가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몸이 피곤한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부모님과의 잦은 마찰이 필자를 더 곤란하게 만들었다. 신문사 상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부모님은 막차를 놓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셨다. 왜 조금 더 서두르지 못했냐며 걱정과 답답함을 토로하셨다. 막차를 놓치는 것은 필자의 의지가 아니었기에 그 상황을 설명하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그런 딸을 번번이 데리러 오셨다. 늦은 시간에 잠을 포기하고 딸을 데리러 온다는 사실에 필자는 너무 죄송했다. 하지만 죄송한 마음이 의도와는 다르게 나타나 버렸다.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투정 부리며 감정을 드러냈다.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됐고 부모님은 막차도 놓치고 집에 늦게 들어올 것 같으면 신문사를 그만두라는 말까지 하셨다. 계속 갈등을 빚을 바에는 그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 한 학기가 끝날 때쯤에는 부모님도 늦은 귀가에 너그러워지셨지만, 필자에겐 힘든 시간이었다. 

생각보다 바쁘게 흘러갔던 한 학기가 끝이 났고 수습기자를 거쳐 정기자가 됐다. 이런 한대신문의 생활을 본다면 어느 부분이 좋은 점인지 찾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이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드디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대신문 들어가면 좋은 점이 뭐야?”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진심이냐고 다시 물을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대답은 더욱 확고해졌다. 신문사 일정은 고될지 몰라도 좋은 사람들이랑 같이 일해 참 다행이라고 같은 기수 기자와 이야기하곤 한다. 한대신문 공동체는 함께 걱정하고 고민하며 더 좋은 신문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렇기에 함께 일하면 배울 점도 많고 느끼는 바도 크다. 그뿐만 아니라 책임감이라는 단어의 무게도 체감할 수 있게 된다. 모두가 힘들고 지치지만, 그 누구도 쉽게 신문사를 그만두지 못한다. 본인의 빈자리는 누군가가 채워야 하고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들으면 생각이 많아진다. 신문사를 그만두는 것을 가벼운 마음으로 고민했던 지난날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한대신문으로 인해 포기하는 일도 있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고, 다양한 것을 배워 성장할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한 일이 아닐까. 좋은 인연으로 만날 수 있어 행복하고 그 행복은 필자가 한대신문에서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돼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