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총학장학금 선정 기준에 소득분위를 포함해야 할까?
[설왕설래]총학장학금 선정 기준에 소득분위를 포함해야 할까?
  • 황수진 기자 外
  • 승인 2019.09.08
  • 호수 1499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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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총학생회 특별장학금(이하 총학장학금) 유형 중 하나인 교통 지원비의 선정 기준에 소득분위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소득분위 포함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선정 기준에 소득분위를 포함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은 “소득분위는 개인의 경제 수준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지만 소득분위 포함을 찬성하는 입장은 “그래도 소득분위는 장학생 선정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주장한다. 교통 지원비는 보편적 복지인가, 선별적 복지인가.

교통비 역시 큰 부담이 될 이들을 위해
복지란 무엇일까? 복지의 대상은 누구인가. 학생들의 교통비를 지원하는 총학장학금 선정에 소득분위를 제외하고 통학 거리와 교통비만을 기준으로 한 총학의 결정은 이런 고민을 하게 해 준다.

복지(福祉)는 한자 그대로 ‘행복한 삶’을 뜻한다. 그래서 사회는 불리한 환경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이들에게 복지를 제공한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 복지인 교내·국가 장학금은 소득분위를 기준으로 수혜자를 선정한다. 

그런데 혹자는 이미 소득분위가 기준인 장학금이 많기에 총학장학금 선정 기준에는 소득분위 기준을 빼도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총학장학금의 ‘특수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등록금을 지원하는 다른 장학금과 달리 총학장학금은 생활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통비를 지원한다. 학생들의 금전적인 부담은 등록금에서도 오지만 교통비 역시 그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기 충분하다. 총학장학금은 원거리 통학생이 겪는 환승과 피로감 등의 물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급하는 것이 아니다. 장학금 자체가 어떻게 통학의 질을 높일 수 있겠는가. 총학장학금은 통학에 드는 교통비조차 부담스러워 하는 학생들을 위해 시행돼야 한다.

따라서 교통비로 고통받는 학생들을 수혜 대상으로 하려면 경제력을 보여주는 소득분위가 총학장학금 선정 기준에 포함돼야 한다. 장학금은 학생활동을 격려함과 동시에 환경 때문에 남들보다 힘들게 출발하는 학생을 배려하는 역할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동혁 일일기자 dhk1008@hanyang.ac.kr

교통 지원금 선정 기준에 소득분위 필요하지 않아
소득분위가 ‘경제적 어려움’을 100%로 대변하는가에 대한 문제 지적은 계속돼 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장학재단은 지난 2017년부터 소득분위 산정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때에도 1학기 사이에 소득분위가 바뀐 학생이 37만 명이 넘었고, 같은 기간 동안 소득분위 변동 폭이 6분위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수천 건 이상이었다. 이로써 소득분위 산정 방식에 여전히 구멍이 존재하며, 그로 인해 장학금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음이 여실히드러났다. 

적어도 학생자치기구가 집행하는 총학장학금만큼은 불완전한 소득분위 산정으로 인해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생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 총학장학금 교통 지원비 선정 기준에 소득분위를 배제해 장학금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 

일각에서는 교통 지원비 선정 기준에 소득분위가 포함되지 않으면 장학금이 정말 필요한 학생에게 지급될 수 없다는 우려를 한다. 그러나 소득분위를 선정 기준에서 제외한 것은 교통 지원비뿐이며, 주거 지원비는 여전히 소득분위가 수혜자 선정에 결정적 요소다. 

소득분위를 엉터리 지표라고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소득분위 산정 방식의 한계로 인해 장학금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총학장학금 선정 기준 변경은 장학금 취지를 무시한 것이 아니라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대학생에게도 최소한의 기회를 주기 위한 노력으로 보는 것이 더 맞다.

황수진 기자 pooh397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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