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박물관이 들려주는 ‘한양’의 이야기
한양대학교 박물관이 들려주는 ‘한양’의 이야기
  • 이예종 수습기자 外
  • 승인 2019.06.02
  • 호수 1497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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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의 무한한 성장, 우리도 함께할 수 있기를

아직 오지 않은 여름이지만 벌써부터 몸과 마음은 느슨해진다. 우리가 옷을 정리하고 에어컨을 청소하며 여름을 준비하는 것처럼, 우리 학교도 전시 ‘한양 80, 무한 성장’을 통해 지난 80년의 발자취를 톺아보며 미래에 남길 무한한 발자취를 준비한다.

△디자인 경영센터 △미디어전략센터 △박물관은 우리 학교 80주년을 맞아 전시 ‘한양 80, 무한 성장’을 개최한다. 황나영<박물관 학예연구실> 학예연구사는 “8이라는 숫자가 ∞(무한대)을 닮았다는 점에 착안해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 전시는 80이라는 숫자에 맞춰, 지난달 13일부터 오는 7월 31일까지 80일 동안 진행된다. 전시 주제는 △한양 △캠퍼스 △학과 △교육 △지표 △미디어 △브랜드 △공간으로 총 8개다. 이 전시는 ‘한양’이라는 브랜드가 80년간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소개한다. 

박물관 입구에는 ‘한양팔공무한성장’으로 지은 8행시 입간판이 일렬로 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중에는 신춘문예 당선작처럼 언어의 마술사들이 쓴 8행시도 있고, 여름 바람처럼 가벼운 웃음을 안겨주는 8행시도 있었다.

우리 학교 구성원들이 80주년을 축하하며 지은 8행시들이 전시돼 있는 모습이다.
▲ 우리 학교 구성원들이 80주년을 축하하며 지은 8행시들이 전시돼 있는 모습이다.


이를 뒤로한 채 박물관에 들어서면 시원한 바람이 흘러나오고 ‘한양 80, 무한 성장’이라 쓰인 포토월이 한눈에 들어온다. 벽에는 ‘한양’의 역사부터 두 캠퍼스 소개, 학내 다양한 미디어 채널까지 ‘한양’이라는 브랜드가치가 성장해 온 지난 80년의 발자취가 오롯이 담겨 있다.
 

​우리 학교 학생이 엽서 캘리그라피 체험부스에서 학훈 ‘사랑의 실천’을 쓰고 있다.
▲​ 우리 학교 학생이 엽서 캘리그라피 체험부스에서 학훈 ‘사랑의 실천’을 쓰고 있다.


전시장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길엔 종이 사자 하이리온2.0이 방글방글 웃고 있다. 그 모습이 귀여워 조용한 박물관에 웃음이 새어나간다. 그러다 문득 선배들이 학점을 잘 받기 위해 사자상 이빨을 갈아먹으려고 해 하이리온이 이빨을 숨기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이 기억에 하이리온의 웃음이 왠지 씁쓸하게 보이기도 한다.

 

한양 80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담은 스트링아트가 산들거리고 있다.
▲ 한양 80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담은 스트링아트가 산들거리고 있다.


하이리온의 서글픈 웃음을 뒤로한 채 나오는 길, 박물관에 들어오자마자 봤던 포토월 뒤편에 휘날리고 있는 스트링 아트가 눈에 들어온다.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놓쳤던 것이다. 우리 학교에 오겠다는 예비 후배들부터 학생과 교수님까지 그들의 메시지가 담긴 글을 읽으며 시작점으로 다시 돌아온다.

박물관에 들어와 앞만 보다 놓쳐버린 스트링 아트는 뒤돌아보지 않고 가면 무엇이든 놓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듯하다.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에 시원한 박물관에서 전시 ‘한양 80, 무한 성장’을 보며 한양의 80번째 생일을 함께 축하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글·사진 이예종 수습기자 prodigye@hanyang.ac.kr
도움: 김민주 기자 mjeve99@hanyang.ac.kr

한양의 설계자, 이해성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어떻게 산을 깎아 학교를 지었을까?’ 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한 번은 해봤을 생각이다. 여기에 이 궁금증을 해결해 줄 인물이 있다. 

우리가 수업을 듣고, 생활하는 이 공간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하다면 한양대학교 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 ‘건축가 이해성, 한양의 청사진을 그리다’에 다녀오길 추천한다. 
 

‘건축가 이해성, 한양의 청사진을 그리다’ 전시장 입구다.
▲ ‘건축가 이해성, 한양의 청사진을 그리다’ 전시장 입구다.

우리 학교의 청사진을 그린 故 이해성 교수는 1953년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이 교수는 1957년부터 우리 학교 건축공학과 교편을 잡고, 동시에 주요 건물 설계를 시작했다. 김보영<박물관 학예연구실> 학예연구사는 “이 교수가 △공업센터 △박물관 △인문대 △한양플라자 등 서울캠 주요 건물을 설계하고, ERICA캠 종합 계획을 세웠다”며 “한양 80주년과 더불어 박물관이 개관 40주년을 맞아 이 교수를 한양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 학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이 교수는 우리 학교 외에도 △건국대 축산대학 △남산 서울시립도서관 등 여러 건물을 설계한 실력자였다. 그러나 이 교수에게도 돌산을 깎아 학교를 짓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 교수는 건물을 짓기에 최악인 ‘돌산’이라는 지리적 요소를 극복하고, 지금의 한양대를 만들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이 교수는 좌우로 넓힐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된 돌산에서 건축 공간을 확보하기 힘들어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많은 기계실이 필요한 병원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했고, 이를 설계도면 위에 적어 놨다. 이 교수가 남긴 메모를 찾아가며, 그의 고민을 함께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메모는 전시 곳곳에 있는 설계도면 위에 적혀있다.

이 교수는 훌륭한 건축가인 동시에 따뜻한 스승이었다. 평소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을 도왔던 이 교수는 별세 후에도, ‘남계 이해성 장학금’으로 그 뜻을 이어갔다. 남계 이해성 장학금은 2012년 3월부터 매 학기 3명에게 지급되는 전액 장학금이다. 

전시장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코너 ‘이해성을 그리다’에서 이 교수의 남다른 제자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교수의 제자가 방명록에 남긴 글은 그를 향한 그리움과 존경심으로 가득 차 있다. 방명록을 읽으며 사제 간의 정을 찾아보는 것도 이 전시의 또 다른 묘미다. 

건축학부 학생들이 제작한 1982년 서울캠 모형이다. 흰색 모형들은 이 교수가 설계한 건물들이다.
▲ 건축학부 학생들이 제작한 1982년 서울캠 모형이다. 흰색 모형들은 이 교수가 설계한 건물들이다.

종강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전시를 통해 지금의 우리 학교를 있게 한 이 교수의 발자취를 뒤돌아 살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전시 ‘건축가 이해성, 한양의 청사진을 그리다’는 박물관 3층 테마전시실에서 7월 31일까지 진행된다.

글·사진 황수진 수습기자 pooh3975@hanyang.ac.kr
도움: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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