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도 대답 없는 메아리, 성적공시시스템
불러도 대답 없는 메아리, 성적공시시스템
  • 이지윤 기자
  • 승인 2019.06.02
  • 호수 1497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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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공시시스템으로 인해 많은 학생이 불편을 겪고 있다. 매 학기가 끝날 때 기존 시스템과 달리 성적의 세부사항이 아닌 최종 점수만 확인할 수 있어 많은 학생이 자신의 점수에 의문을 가지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중간고사가 끝나고 교수에게 따로 요청하지 않는 이상 중간 성적을 알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교수에 따라 성적 열람을 요청해도 거절하는 경우가 있어 그야말로 성적 확인 복불복의 상황에 빠져있다. 특히 일부 교수들은 성적공시 기간을 지키지 않고 정정기간에 최초로 성적을 공시하기도 해 학생들이 성적 이의신청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적 이의신청 경험을 묻자 김예나<디자인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15> 씨는 “항목별 성적 확인이 어려워 이의신청을 한다”며 “성적 공시 시 중간 기말 석차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면 자신의 점수를 납득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윤정<디자인대 테크노프로덕트디자인학과 18> 씨는 “같은 수업을 들었던 학우와 성실도가 달랐음에도 성적이 낮을 때 이의신청을 한다”며 “세부적으로 성적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교수님들이 성적 공시기간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학생들의 불만에 대해 정준구<교무처 학사팀> 부장은 “현재 성적공시시스템에도 성적을 평가항목별로 입력할 수 있다”면서도 “수십명인 학생들의 자세한 성적을 시스템에 올리기엔 교수들의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 부장은 “정형화된 성적평가방식을 강제하는 것은 교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부장은 “교수마다 성적평가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교수에게 맞는 성적평가시스템을 도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시스템 적용의 한계를 토로했다. 실제로 박성복<언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다양한 방식으로 성적을 평가하는 교수들에게 정형화된 성적공시시스템은 불편을 줄 수 있다”며 교수들 고유의 강의법과 성적평가방식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교수들의 다양한 성적 평가 방식과 이를 성적공시시스템에 적절히 적용하는 방안이 제고돼야 한다.

정 부장은 위 상황의 개선방안으로 역량평가의 시험가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량평가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로 성적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강의의 학습 목표를 정하고 학생의 목표 달성 여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정 부장은 “역량평가는 평가항목이 많다는 이유로 교수들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점수를 쉽게 납득할 수 있고 성적에 대한 이의신청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특히 정 부장은 “학생들의 공정한 성적 평가와 편리한 성적 확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성적공시기간이 아닌 기간에 성적을 공시하는 교수들에게는 따로 공지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런 교수들을 실제로 제약할 수 있는 방법은 강의 평가를 통한 증거 확보”라며 “학생들이 성실하게 강의 평가를 해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교수 A씨는 “성적공시시스템을 바꿀 시엔 시스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교수와 학생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전하며 당사자 의견 반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정형화된 시스템보다 사제 간의 상호존중과 신뢰가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교수의 성적 평가를 신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박 교수는 “불필요한 이의신청을 줄이는 방법으로 강의 웹사이트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자세한 성적 평가 기준을 알리고, 성적 이의신청 기준을 공지하고 있다”고 말하며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학생들이 불필요한 이의신청 없이 자신의 성적을 쉽게 확인하기 위해 교수들의 다양한 성적평가방식에 따른 성적공시시스템 방법이 논의돼야 할 시점이다.

도움: 정준구<교무처 학사팀> 부장
박성복<언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지윤 기자 kelly012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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