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종료 청소년의 설 자리
보호 종료 청소년의 설 자리
  • 정예원 기자
  • 승인 2019.06.02
  • 호수 1497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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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지원 확대에 정서·심리적 지원도 필요
현행 만 18세인 보호 종료 연령 상향 돼야

보호 종료 청소년이란 만 18세가 돼 보호를 받던 아동양육시설, 그룹홈, 위탁가정 등에서 독립해야 하는 청소년이다. 사회보장정보원의 ‘시설퇴소아동의 기초수급 및 차상위계층 수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시설에서 퇴소한 청소년은 2만695명이다. 이들 중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 계층이 된 청소년은 전체의 24.4%인 5천52명으로 나타났다. 보호 시설에서 나온 4명 중 1명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기초수급자가 된 것이다. 특히 이 중 88.5%는 시설 퇴소 후 단 6개월 만에 기초수급자로 전락했다. 

주거 문제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보호 종료 청소년 또한 많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발간한 ‘보호종료 청소년 자립지원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는 아동양육시설 등에서 보호 종료 조치돼 사회로 나온 2천593명 중 32%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LH임대주택이나 자립지원시설, 공동생활가정 등에서 살고 있었다. 하지만 68%는 개인이 월세를 부담하거나 기숙사, 친인척 집 등에 머무르고 있었다.

현재 보호 종료 청소년의 초기 정착 지원금은 시·도 별로 차이가 있지만 최대 500만 원 정도이다. 정부의 주거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보호 종료 청소년이 독립적으로 살 곳을 마련하기에 부족한 액수이다. 허민숙<국회 입법조사처> 입법 조사관은 “초기 정착 지원금 500만 원은 분명 부족한 액수”라며 “LH임대 주택 지원을 받기도 어렵지만 지원을 받더라도 교통이 불편하거나 낙후된 주거시설에서 거주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김진숙<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호 종료 청소년의 주거지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고, 공공주택정책과 연계성을 더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보호 종료 청소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확대돼야 하지만 정서 및 심리적 지원도 절실하다. 허 입법 조사관은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는 보호 종료 청소년들이 정신과 상담 등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허 입법 조사관은 “영국은 보호 종료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보호 종료 후까지 1대1로 상담사가 배치돼 보호 종료 아동의 정서 지원 및 자립 지원을 돕는 제도가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고 밝혔다. 

상당수의 보호 종료 청소년이 단 시간 내에 사회 취약 계층으로 전락하는 등 자립의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보호 종료 연령과 큰 연관이 있다. 김 교수는 “보호 종료 청소년이 자립해야하는 시기가 민법상 성인인 만 19세가 되기 전이라 전세 계약이나 핸드폰을 개설 하지 못 하는 등 일상생활의 큰 불편함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보호 종료 연령에 시대의 변화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1961년 이후 58년 째 보호대상아동에 대한 연령을 만 18세 미만인 사람으로 한정하고 있다. 허 입법 조사관은 “부모와 생활하는 자녀들은 대게 대학 졸업 이후 취업을 준비하고, 취업 후에도 부모의 지원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만 18세에 자립하라는 요구는 가혹하다”고 밝혔다. 또한, “취업 준비 기간이 과거에 비해 길어진 변화된 사회 환경을 고려한다면 보호 종료 연령이 상향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보호 종료에 대한 연장은 대학 재학, 직업 교육 및 훈련 받는 경우, 장애 및 질병 등의 보호 연장 조건을 갖출 경우에 한 해 청소년의 요청이 있을 시 1년 이내 연장 가능하다. 허 입법 조사관은 “자립이라는 것이 만 18세가 됐다고 해서 갑자기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청소년이 원할 경우 연장 조건 없이 더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호 종료 청소년은 고작 만 18세이다. 이들이 보호 종료 연령에 도달해 등 떠밀리듯 사회로 나오지 않고, 충분히 자립할 준비가 됐을 때 보호가 종료돼야 한다. 우리 사회의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도움: 허민숙<국회 입법조사처> 입법 조사관
김진숙<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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