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학생으로부터 버려진 여성용품 판매기
학교, 학생으로부터 버려진 여성용품 판매기
  • 전다인 수습기자
  • 승인 2019.05.06
  • 호수 1494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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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A캠퍼스에는 여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여성용품 판매기(이하 판매기)가 곳곳에 설치돼있다. 판매기는 △경상대 △디자인대 △언정대 △컨퍼런스홀 등 8개 건물 내 여자 화장실에 위치해있다. 현재 판매기 관리는 사설 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사설업체가 판매기를 무상으로 제공한 뒤 자체적인 관리 시스템 하에 운영하고 있다. 사설업체가 판매기 관리를 담당하고 있지만 교내에도 이를 감독할 부서가 필요하다. 교내 담당 부서를 통해 시설물 관리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내 판매기 관리 담당 부서였던 총여학생회는 지난 2015년 폐지됐고, 교내 판매기 관리 담당 부서가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실제로 학생들이 판매기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수정<언정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19> 씨는 “판매기는 급할 때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판매기에 제품이 채워져 있지 않아 사용하지 못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임연수<언정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19> 씨는 “한창 여성용품 발암물질 문제가 이슈화됐을 때 판매기에 논란이 된 제품밖에 없어 사용할 수가 없었다”며 판매제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외에도 판매기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도 있었다. 황 씨는 “동전을 갖고 다니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아 판매기 사용이 어렵다”며 동전 결제 방식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또한 황 씨는 “판매기에는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골라 사용할 수 없고 비싸다”며 “급하지 않다면 편의점을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판매기 자체가 지닌 단점으로 인해 학생들은 판매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판매기 외부에 제품의 유통기한에 대한 안내가 고지돼 있지 않는 것도 문제다. 피부에 직접적으로 닿는 여성용품 특성상 습도나 온도가 적정하게 관리돼야 해 제조일로부터 3년이라는 유통기한이 있다. 하지만 제품 구매 전에는 유통기한을 확인할 수 없다. 이는 학생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사용할 수가 있는 문제를 낳는다.

이에 ERICA캠 총학생회 측에서는 여성용품이나 티슈를 포함한 위생용품 판매기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RICA캠 총학생회장 송현규<경상대 보험계리학과 16> 씨는 “선정된 외부업체 측에 판매 공간을 제공하고 업체는 판매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내 관리 담당 부서 부재 문제에 대해서는 “총학 측에서도 담당국을 지정해 주기적으로 관리해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판매기지만 관리 담당 부서의 부재 및 판매기 자체가 지닌 문제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판매기 설치와 관리 담당 부서 지정을 통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진다면 학생들의 편의를 돕는다는 설치 의미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도움: 고다경 기자 dakyung304@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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