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몰랐던 장애 학생들의 불편함
미처 몰랐던 장애 학생들의 불편함
  • 고다경 기자
  • 승인 2019.05.06
  • 호수 1494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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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캠퍼스 백남학술정보관은 학생이나 교수 등 많은 학교 구성원이 사용하는 시설 중 하나다. 다양한 학습 자료 및 학습 공간을 마련해 최적의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그러나 장애 학생들은 백남학술정보관 내 일부 시설 및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남학술정보관 1층에 있는 ‘더불어 숲1’은 장애학습지원센터에서 관리하는 장애 학생들을 위한 휴게공간이다. 장애 학생들은 이곳을 수업자료를 인쇄하거나 공강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사용한다. 그러나 장애 학생들은 이 공간을 이용할 때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정인<경영대 경영학부 17> 씨는 “더불어 숲1에는 학생들을 위한 컴퓨터나 프린터 등의 기기가 있지만, 오류가 자주 나서 사용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씨는 “더불어 숲1 내에 있는 사물함이 잠겨 있어 사물함 배정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더불어 숲1 기자재 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더불어 숲1 청결 상태 문제도 제기됐다. 이 씨는 “이전에는 장애학습지원센터에서 장애 학생을 더불어 숲1 관리자로 지정해 사회봉사 학점을 주는 제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진 것 같다”며 “관리자 부재로 인해 눈에 보이는 쓰레기만 치워질 뿐 청결 상태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장애학습지원센터 관계자 A씨는 “현재 더불어 숲1 관리는 장애 학생 도우미 학생들이나 센터 내 근로장학생들의 업무로 지정돼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숲1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관리 업무를 정기적인 업무로 지정해 더불어 숲1의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백남학술정보관은 6층으로 이뤄져 있지만, 장애인 전용 화장실은 2층에만 존재한다. 장애 학생들은 더불어 숲1 이용과 도서 대출을 위해 1, 4, 5층 시설을 주로 이용한다. 그러나 이동이 불편한 학생들은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번 2층으로 이동해야 한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이 씨는 “화장실 사용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2층으로 이동하는 것은 휠체어 사용 학생들에게 굉장히 불편한 일”이라고 전했다. 백남학술정보관 측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있지만 건물 구조상의 문제로 인해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은 도서 대출 과정에서도 불편함을 겪고 있다. 도서를 빌리기 위해 들어가는 문이 자동문이 아니라 혼자 들어가기 어렵다. 또한 책장 사이 간격과 통로는 몇몇 휠체어가 들어가기에 비좁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휠체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도서를 빌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장애 학생들이 도움을 요청하기는 쉽지 않다. 이 씨는 “사서에게 원하는 책을 요청하면 가져다주기는 하지만 누가 사서인지 알기 어려워 실제로 도움을 청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금도 사서나 근로장학생들이 도움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마련한다면 장애 학생들의 편의를 도울 수 있다. 이 씨는 “도움을 요청할 사람을 찾으며 불안해하는 것보다 특정인이 지정되면 편하게 자료를 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이충훈<백남학술정보관 학습지원팀> 팀장은 “위 서비스가 장애 학생들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하나의 제도를 시스템화하기 위해서는 담당자 지정 등의 업무 프로세스를 구상해야 한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동 도우미를 통해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이동 도우미 활동을 하는 김범준<자연대 생명과학과 17> 씨는 “이동 도우미의 공식 업무는 수업 이동에 국한돼 있지만, 다른 부탁에도 도움을 드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학교 시설 이용 도움에 대해 김 씨는 “다른 부탁에 대해 업무의 경계를 나눠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공식적 업무 이외의 부탁에 대해서도 서로의 사정을 고려하면서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모든 구성원이 학교 시설을 이용함에 제약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 팀장은 “학생들에게 나은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백남학술정보관 운영에 있어서 장애 학생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요구 사항이나 민원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학교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장애 학생들의 시설 이용 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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