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족보에 울고 웃는 학생들
강의족보에 울고 웃는 학생들
  • 정예원 기자
  • 승인 2019.04.14
  • 호수 1493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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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족보란 강의 별 중간 및 기말고사의 기출 문제 목록을 일컫는다. 족보가 존재하는 강의들은 꽤 많다. 이는 우리 학교 커뮤니티에 ‘족보’를 검색 해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특정 과목 족보가 있냐’는 물음부터 ‘족보의 구매를 원한다’는 게시글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교양 강의의 족보는 우리 학교 커뮤니티에서 공개적으로 공유되기도 한다. 반면 전공 강의의 경우 학과 내에서 알음알음 전해지는 경우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씨는 “과에서 친한 선후배 사이에 족보가 전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같은 학회 선배에게 받은 족보가 시험공부에 도움 됐던 적이 있다”고 전했다. 

시험 문제가 족보대로 출제될 경우, 족보가 없는 학생과 있는 학생 간에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인맥이 넓은 학생이 족보를 얻기에 유리하고 학과 내 친한 사람이 적은 학생은 족보를 얻기 어려워 시험에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B씨는 “족보가 존재하는 줄 모르고 시험을 보러갔는데 족보와 유사하게 시험 문제가 나와 낭패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사범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족보를 구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공정하지 않은 출발점에 서는 것과 같다”며 “동일한 노력을 했는데 족보를 가진 학생의 결과가 더 좋다면, 족보를 가지지 못한 학생의 학습 동기와 만족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족보의 불합리성을 교수에게 토로한 학생도 있었다. 김정선<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강의 평가에 우리 과를 다중전공하는 타과 학생이 족보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불만이 이해되지만 학생들이 시험을 학문 탐구 목적보다는 학점을 위한 평가로만 여겨 족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족보는 핵심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공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시험과 유사도가 높을 경우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B씨는 “교수님들이 족보 문제를 인식하고 시험문제와 평가 방식에 변화를 주려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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