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생들의 고충, 함께 고민해야 할 때
편입생들의 고충, 함께 고민해야 할 때
  • 고다경 기자
  • 승인 2019.04.08
  • 호수 1492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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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을 마주한 편입생
수강 신청 및 학과 정보 공유에 어려움 있어
학교·학생 사회 내 개선 위한 움직임 돋보여
편입생 자체적 노력도 필요해

편입생은 1학년부터 시작되는 신입생과 달리 3학년으로 시작해 교육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편입학 전형은 2학년까지 수료한 학생들이 대상인 일반 편입학과 학사 학위를 취득했거나 취득 예정인 학생들이 대상인 학사 편입학으로 나뉜다. 우리 학교는 2019학년도 기준 일반·학사 편입학 전형을 통해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 각각 210명과 141명의 학생을 선발했다.

편입학 전형은 전적 대학의 학점을 인정받아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전공을 변경하거나 원하는 학교로의 진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편입생들은 새로운 도전에 성공한 기쁨도 잠시 편입생에 대한 차별이나 불이익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2016학년도 편입학 전형으로 서울캠에 입학한 권태확<공대 전기·생체공학부 16> 씨는 “합격 이후 편입생들은 쉽게 학교에 입학했다는 편견을 가진 학생들의 무시로 인해 학과 생활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와 더불어 편입생들은 수강 신청과 관련한 제도적인 문제와 학과 정보를 얻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편입생들은 학과별로 지정된 일부 전공과목과 교양 과목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전공과목의 경우, 보통 1, 2학년 대상의 전공 기초 과목이 선수강 과목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ERICA캠 광고홍보학과의 선수강 과목은 △광고원론 △광고홍보 연구방법론 △홍보원론으로 세 과목 모두 1, 2학년 대상의 수업이다. 서울캠 전기·생체공학부 생체공학전공의 경우 필수 과목으로 지정된 여덟 과목 중 테크노경영학, 생체신호 및 시스템 등 역시 1, 2학년 대상의 수업이다.

입학 후 첫 학기를 제외하고 3학년으로 분류되는 편입생들의 전공 기초 과목 신청은 전체 학년 수강 신청일에 이뤄져 잔여 수강 인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익명을 요구한 2019학년도 ERICA캠 편입생 A씨는 “수강 신청 당시 3학년 신분으로 1, 2학년 대상의 기초 필수 과목을 신청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며 “결국 교수님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증원신청 제도를 통해 해당 과목을 수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A씨는 “입학 이후 첫 학기 수강 신청은 3학년의 수강 신청이 끝난 이후에 이뤄져 원하는 3학년 전공과목을 신청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임동욱<교무처 학사팀> 직원은 “필수 과목 지정은 전적 대학과 다른 계열로 편입한 학생들이 전공과목에 대한 기초 지식 없이 전공심화 과목을 이수할 시에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수강 과목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또한 임 직원은 “3학년 수강 신청일 시점에는 편입학 전형과 등록이 완료되지 않아 학번도 부여되지 않은 상태”라며 수강 신청 일정 관련 문제는 불가피한 것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편입생들의 필수 과목 수강 신청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 임 직원은 “편입생 수강 신청일 이전에 일부 3학년 전공과목에 한해 편입생 수만큼 수강 가능 인원을 추가해 기존 재학생과 편입생의 형평성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전적 대학 성적표를 심사해 필수 과목을 이수한 이력이 있다면 필수 과목 대상에서 면제될 수 있다”며 편입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편입생을 위해 기초 필수 과목에 3학년 수강인원을 추가 배정하거나 같은 과목의 경우 타 학과 과목 신청을 허용하고 개강 이후 편입생에 한하여 선수강 과목 수강을 승인하는 방안에 대해 학과 측에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편입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학과 정보를 얻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반적으로 학과 관련 공지는 페이스북 페이지나 학년별 단체채팅방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단체채팅방은 인턴 모집 공고 등 소속 학생들을 위한 정보 공유가 이뤄져 중요한 정보 습득 경로로 여겨진다. 그러나 편입생들은 단체채팅방이 개설된 이후에나 같은 학과 학생들에게 직접 초대를 요청하거나 이미 단체채팅방에 들어가 있는 다른 편입생을 통해 참여할 수 있었다. 이준기<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6> 씨는 “팀별 과제를 통해 알게 된 학생을 통해 단체채팅방이나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의 존재에 대해 알고 초대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학과 관련 정보를 늦게 얻거나 놓치게 돼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ERICA캠 과 학생회 임원 B씨는 “올해의 경우 행정팀을 통해 편입생들을 조사한 뒤 편입생들에 대해서도 단체채팅방 초대가 이뤄졌다”며 “초대받지 못한 분은 이미 초대된 학생이 초대하는 방안이 아직까지는 최선이다”라고 전했다.

학생들 간의 정보 공유가 이뤄지기 위해서 기존의 재학생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B씨는 “학기 초 편입생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 기존의 재학생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재학생들과의 친분을 쌓고 편입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편입생들도 학과 일원으로서 이들에게도 학생회가 주관하는 모든 행사가 열려 있다”며 편입생들의 적극적인 학과 행사 참여를 독려했다.

ERICA캠 총학생회에서도 편입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RICA캠 총학생회장 송현규<경상대 보험계리학과 16> 씨는 “현재 총학생회 차원에서 편입생 대상의 프로그램은 따로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학생회 측에 편입생들의 불편사항에 대한 건의가 들어온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편입생을 위한 프로그램 기획도 염두에 둘 것이다”라고 전했다.

편입생도 공식적인 입학 절차에 의해 선발된 우리 학교의 일원이다. 실제로 낯선 환경을 마주한 편입생들을 위해 학교 구성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나은 환경이 구축되기 위해서는 편입생 스스로도 불편한 사항에 대한 의견을 표출하는 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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