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화의 역습, 키오스크의 바람이 불다
무인화의 역습, 키오스크의 바람이 불다
  • 오수정 기자
  • 승인 2019.04.08
  • 호수 1492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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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키오스크(KIOSK) 도입 매장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2천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키오스크 도입 초기인 1999년에 비해 2.5배 성장한 규모다.

최저임금 인상은 키오스크 도입 매장 증가의 배경 중 하나다. 키오스크 기기의 가격은 300~400만 원 선으로 고가에 속하지만 근로자 1.5명의 업무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키오스크가 인건비 절감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지며 기업은 키오스크 도입을 선호하고 있다. 김익성<한국유통학회>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의 도입으로 고용주는 더 많은 인적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며 “인건비 절감을 위해 고용주들이 경쟁적으로 키오스크를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한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를 키오스크가 대체한다면 인건비 부담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ERICA캠 복지관 1층 학생식당 키오스크에서 학생이 주문하고 있다.
▲ ERICA캠 복지관 1층 학생식당 키오스크에서 학생이 주문하고 있다.

직원과 직접 마주하지 않아도 주문할 수 있는 ‘언택트(Untact) 소비’의 확산 역시 키오스크 도입 증가의 원인이다. 김은수<국문대 한국어문학과 17> 씨는 “직원과 말하는 것보다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것이 더 빠르고 간편하다”고 전했다. 김대종<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스마트기기에 친숙하기 때문에 주문결제 시 직접 사람과 대면하는 방식보다 비대면 방식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키오스크 시장의 확대이 확대되고 있지만,  키오스크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존재한다. 우선,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키오스크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의 경우 휠체어가 기계에 들어갈 수 있는 하부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휠체어 앞부분이 기계와 충돌해 주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박인우<공학대 재료화학공학과 18> 씨는 “휠체어를 이용할 때 키오스크 주문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목발을 짚을 때 키오스크를 사용하지만 이마저도 번호표 발급 위치가 낮아 무릎을 굽혀야 해 주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이용석<한국장애인단체 총연합회> 정책실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국가 정보화 기본법 32조에 키오스크와 관련된 조항을 포함시켜 장애인들도 키오스크 이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키오스크가 일자리를 뺏는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경기 침체로 취업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키오스크의 도입 증가가 채용인력 감소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김 회장은 “단기아르바이트, 숙박업 등 단순 업무를 키오스크가 대체하면서 해당 업무에 대한 일자리는 점점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키오스크 개발 및 기획과 같은 부분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가능성도 있다”며 “단순히 키오스크가 일자리를 뺏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무인화의 바람은 많은 사람에게 이익과 편의를 가져다 주고 있지만 아직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사회적 노력과 배려가 뒷받침 된다면 키오스크는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줄 것이다.

도움: 김대종<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김익성<한국유통협회> 회장
이용석<한국장애인단체 총연합회>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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