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와 아르바이트생 모두 울리는 주휴수당
고용주와 아르바이트생 모두 울리는 주휴수당
  • 오수정 기자
  • 승인 2019.03.11
  • 호수 1490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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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로
주휴수당 포함 시급 1만 원 넘어
인건비 부담을 느낀 고용주 주휴수당 지급 기피
주휴수당 임금체계 개편 시급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때

올해 최저임금은 8천350원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10.8%p 인상된 금액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에는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에 법정 주휴시간을 포함하되, 노사 간 합의로 정한 약정 휴일 시간과 수당은 제외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는 최저임금 산정 방식에 관한 규범을 명확히해 산업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하루에 8시간씩 주5일 40시간 근무한 근로자가 올해부터 주휴시간을 인정받게 되면 평균 일주일에 8시간의 유급 시간을 인정받아 주당 일하는 시간은 48시간이 된다. 그러면 실제 일한 시간은 월 174시간이지만 최저임금의 기준 시간이 월 209시간이 되기 때문에 35시간만큼의 급여를 더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급여로 환산하면 174시간을 일할 때 받는 월급은 148만 원이지만 주휴수당을 인정받아 근로시간이 209시간으로 늘어나면 월 174만원으로 17%p가 증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주휴수당 포함 시급은 1만30원에 달해 실질적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게 된다. 영세 소상공인의 경우 인건비가 가게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개정안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고용주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주휴수당 지급을 회피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쪼개기’는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다. 이는 주휴수당이 주 15시간 초과 근무 시 발생한다는 점을 이용해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을 넘지 않도록 여러 명을 고용해 일을 시키는 것이다. 신동선<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7> 씨는 “겨울방학 때 장시간 근무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싶었지만 전부 주 15시간 이내로 일할 사람을 구해서 어쩔 수 없이 주 13.5시간만 일했다”고 전했다.

기존에 받던 급여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2개 이상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신 씨는 “‘아르바이트 쪼개기’로 인해 원하는 시간보다 적게 근무할 수밖에 없어 2개 이상의 아르바이트를 해야 충분한 돈을 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아르바이트 쪼개기’는 불법행위도 아니기 때문에 매출에서 인건비 비율이 높은 자영업자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프랜차이즈 음식점 운영자 A씨는 “가게 매출에서 33%가 인건비로 지출되기 때문에 주휴수당까지 지급하는 것은 큰 부담”이라며 “아르바이트생의 근무 시간을 15시간 미만으로 줄이거나 업무가 바쁠 때만 잠시 단기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다”고 전했다.

한편 주휴수당 지급 조건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휴수당을 의도적으로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고용주가 아르바이트생과 암묵적으로 타협해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아르바이트생이 주휴수당을 요구하면 해고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주휴수당을 주지 않는 것은 명백한 위법행위로 이를 어길 시 고용주는 근로기준법에 근거해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자리가 줄고 아르바이트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휴수당을 포기하고서라도 일을 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아르바이트생 B씨는 “현재까지 주 15시간 이상 근무했지만 단 한 번도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현재 아르바이트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없을 것 같아 고용주와의 협의하에 주휴수당을 받지 않고 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각종 편법이 난무하면서 주휴수당 존폐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주휴수당이 사문화됐던 제도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주휴수당 제도는 원래 존재했으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명문화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경영계는 판례를 들어 주휴수당은 위헌이기 때문에 폐지할 것을 주장한다. 과거 대법원은 ‘실제 일한 시간만 근로시간’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근무 시 유급 주휴일을 주는 제도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지급해야 할 의무가 없음을 판례로 인정한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를 근거로 정부의 개정안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고 반발했다.

주휴수당에 대한 정부와 경영계의 입장 대립에 대해 김태기<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행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시행령 개정을 진행한 것은 스스로 법치주의를 부정한 것”이라며 “이는 행정부가 사법부와 입법부에 월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대법원이 최저임금 계산에 주휴일이 빠진다고 한 판례가 여러 번 있다”며 “법 해석에 모든 권한을 가진 대법원의 판결로 확립된 최저임금 계산의 관행을 무시한 채 법이 위임한 시행령으로 바꾸겠다는 것은 행정부가 삼권분립에 위배되는 행동을 한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영세자영업자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주휴수당 지급에 관해 민감할 수밖에 없다. 고용주는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의 수를 줄이고 본인의 근무시간을 늘리기도 한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수현 <서울시 강남구 52> 씨는 “평일에 4명이었던 아르바이트생을 1명으로 줄이고 직접 일하는 시간을 늘려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세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아르바이트생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아르바이트생은 일할 곳이 줄어들고 고용주들은 본인의 업무량이 과도하게 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지급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고용주와 아르바이트생 모두에게 피해를 주게 됐다.

따라서 주휴수당 임금체계를 개편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주휴수당은 장시간 노동·저임금 시대에 도입된 개념으로 현재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나라 임금 체계는 기본금, 통상임금을 구분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 수당, 보너스 등으로 지급되는 급여도 있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주휴수당 임금체계를 단순명료하게 법을 개정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고용주의 인건비 부담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고용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도움: 김기태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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