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에 가려진 강의 매매, 실질적인 해결방법 찾아야
그늘에 가려진 강의 매매, 실질적인 해결방법 찾아야
  • 한대신문
  • 승인 2019.03.11
  • 호수 1490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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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꿀’이라고 하는 강의나 듣고 싶었던 강의는 이미 남는 자리가 없었어요.”, “듣기 싫은 강의를 한 학기 동안 듣는 것 보다 강의 매매를 통해 원하는 강의를 듣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의 매매를 했거나 시도한 우리 학교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수강 신청 기간만 되면 각종 학교 커뮤니티에는 ‘○○강의 삽니다’라는 글이 올라오곤 한다. 강의 매매는 주로 학교 커뮤니티 내에 있는 쪽지나 메시지 기능을 활용해 이뤄진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씨는 “강의 가격은 인기도나 중요도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라고 전했다. 또한 A씨는 “듣지 못한 졸업 필수 과목이 있었다”며 “졸업을 1년 앞둔 상황에서 졸업하기 위해선 어떻게든 그 강의를 들어야 했기 때문에 강의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강의 매매는 용납될 수 없다. 정준구<교무처 학사팀> 차장은 “수강 신청 홈페이지에 ‘강의 매매 적발 시 해당 학생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공고가 있다”고 전했다. 정 차장은 강의 매매 행위의 처벌 방식에 대해 “강의 매매 행위 적발 시, 징계 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절차를 밟는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강의 매매는 익명으로 진행돼 학교는 매매자와 매수자를 찾기 어렵다. 정 차장은 “실명으로 강의 매매가 진행되지 않는 이상,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해야 강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B씨는 “강의 매매를 한 사람에 관한 수사가 아닌 실질적인 예방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B씨는 “주변을 보니 강의 매매가 주로 심야 시간에 이뤄지는 것 같다”며 “심야 시간에 수강 신청 홈페이지를 닫는다면, 강의 매매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의견에 관해 정 차장은 “이전에 논의가 됐지만 학생의 반대가 심했다”며 “좋은수업TF에서도 논의를 했으나 역시 부정적인 의견이 있어 시행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강의 매매 외에도 수강 신청할 때 사용하는 매크로 시스템도 문제다. 정 차장은 “ERICA캠퍼스에서 이번 수강 신청에 매크로 시스템을 사용해 문제가 발생했다”며 “ERICA캠과 협의해 매크로와 강의 매매와 같은 부정행위를 막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학교는 수강 신청 체계 변경에 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정 차장은 “수강 신청 체계가 바뀐다면 ‘대기 순번제’ 또는 ‘수강 신청 홈페이지 일정 시간 폐쇄’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강 신청 체계가 바뀐다 해도 강의 매매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학생 스스로 양심을 지키는 것이다. 강의 매매에 관한 학생 사회의 생각을 되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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