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을 넘어선 신(新)독서 문화를 만나다
종이책을 넘어선 신(新)독서 문화를 만나다
  • 정주엽 기자
  • 승인 2019.03.11
  • 호수 1490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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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업무에 지친 현대인에게 독서는 시도조차 버거운 일이 됐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우면 활자를 읽을 여력이 금세 사라져 버리곤 한다. 하지만 최근 이들을 위한 새로운 독서 문화가 부상하고 있다. ‘오디오 북’과 ‘월정액 이북(E-book) 서비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중호<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전자출판지원센터> 센터장은 “오디오 북과 월정액 이북 서비스 같은 새로운 형태의 출판이 기존에 독서를 하지 않았던 신규 독자를 유입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오디오 북은 음성을 통해 책을 전달하는 형태로 눈으로 활자를 읽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운동이나 운전을 하는 등 다른 작업을 할 때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스마트폰 등으로 피로해진 눈을 잠시 쉴 수 있게 해준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오디오 북을 청취해본 경험이 있는 장덕<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8> 씨는 “종이책은 종종 눈으로 읽기 힘들 때가 있다”며 “다른 일을 하며 언제 어디서나 편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점이 오디오 북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오디오 북의 성장세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이와 관련해 이 센터장은 “해외에서는 매년 30%p 성장하는 추세”라며 “사람이 직접 읽는다는 감성의 힘이 오디오 북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네이버, 알라딘 등이 유명 연예인이나 책의 저자가 녹음한 오디오 북을 출판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월정액 이북 서비스의 등장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북도 영상, 음원처럼 월정액 무제한 구독 방식으로 소비 형태가 변하고 있다. 주로 월 1만 원 이하 요금으로 원하는 전자책을 자유롭게 구독해 읽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월정액 구독 모델을 가장 먼저 도입한 밀리의 서재를 비롯해 교보문고, 예스24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평소 월정액 이북 서비스를 사용하는 김보람<인문대 철학과 17> 씨는 “독서 공간의 제약이 사라지고 책마다 따로 사서 읽어야 했던 번거로움이 줄어든 점이 가장 편했다”고 말했다. 김경수<밀리의 서재 PR> 매니저는 “독서를 이제 막 시작하려는 입문자 분들이 많이 구독한다”며 “월정액 이북 서비스가 독서의 허들을 낮추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새로운 독서 문화가 출판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북, 오디오 북 같은 새로운 출판 형태가 종이책의 수익 창출 방식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결국 저자나 출판사가 정당한 수익을 분배받지 못하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이 센터장은 “출판 산업 내의 적절한 합의가 마련돼야 새로운 독서 문화와 종이출판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매니저 역시 “업체들도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산을 투명화하고 공정한 수익 구조 마련에 힘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많은 전문가들은 새로운 독서 문화가 독서 인구를 키우는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전망하고 있다. 오디오 북과 월정액 이북 서비스를 통해 모두가 책에 가까워지는 그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도움: 김경수<밀리의 서재 PR> 매니저
이중호<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전자출판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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