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서울캠 비대위원장, 5백여만 원 횡령해
지난 서울캠 비대위원장, 5백여만 원 횡령해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9.03.04
  • 호수 1489
  • 1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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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5일 백남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 열린 '2019년 1차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 출석해 사과의 말을 전하는 이강현경영대 경영학부 16 씨의 모습이다.
▲ 지난 1월 15일 백남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 열린 '2019년 1차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 출석해 사과의 말을 전하는 2018학년도 2학기 서울캠 비대위원장 이강현<경영대 경영학부 16> 씨의 모습이다.

2018학년도 2학기 서울캠퍼스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이강현<경영대 경영학부 16> 씨의 횡령 사실이 자백을 통해 밝혀졌다. 지난해 12월 31일, 이 씨는 총학생회(이하 총학) 페이스북을 통해 ‘임기 중 4백여만 원을 생활비 및 개인채무상환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경위서 및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1월 3일 열린 긴급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는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 조직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감사위는 총학생회칙 자금운영세칙 제22조(감사)에 의해 중운위 위원으로 구성됐다. 감사위원장은 자연대 건설준비위원장 허윤성<자연대 생명과학과 13> 씨가 맡았다.

경영대 학생회는 이 씨가 경영대 회장이었음을 고려해 감사위에 2018학년도 2학기 경영대 학생회에 대한 감사를 추가로 요구했다. 이에 감사위는 2018학년도 2학기 총학 비대위와 2018학년도 2학기 경영대 학생회를 감사 대상으로 설정했다. 감사위는 이 씨의 정확한 횡령 명세 및 금액 파악과 2018학년도 2학기 비대위의 회계 검토를 목표로 했다. 감사는 총학생회 법인 아래에 개설된 △공동구매 △플로터기 △학생회비 △후원금 총 4개의 계좌명세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감사위는 이 씨의 증언을 기반으로 2018학년도 2학기 중앙집행위원장(이하 집행위원장) 강호중<공대 융합전자공학부 16> 씨의 증언과 그가 제출한 영수증 등의 자료를 비교해 정확한 횡령금액을 파악했다. 감사위는 이 씨 개인 계좌와 학생회비 계좌를 대조해 이 씨가 △후원금 27만5천 원 △플로터기 41만6천 원 △학생회비 316만7천150원을 각 계좌에서 이 씨 개인 계좌로 송금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씨는 축제 수입 현금 78만 원을 횡령했다고 자백했다. 이 외에도 감사 과정에서 2018학년도 1학기 비대위원장 조성재<정책대 정책학과 16> 씨의 증언을 통해 2018학년도 여름방학 확대간부수련회 참가비 37만1천 원을 횡령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감사위는 총 횡령금을 500만9천150원으로 확정했다.

지난달 18일, 이 씨는 횡령금액 전액을 변제 완료했다. 중운위는 민사 소송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사 소송과는 달리 형사 고소는 원래 계획대로 진행했다.

이 씨가 5백여만 원을 횡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학생회비 운용 시, 학생회비가 올바르게 집행됐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없었다. 후원금의 경우 자금운영세칙 제11조(후원금 수입) 1항에 의해 학생인권복지위원회(이하 학복위)가 관리한다. 후원금을 사용하려면 학복위의 결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2018학년도 2학기 학복위원장 김영웅<정책대 정책학과 17> 씨와 이 씨는 강 씨의 동의 아래 업무의 효율성 증진을 위해 비대위가 학복위의 결재 없이 후원금을 수취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김 씨는 “‘관리’를 돈이 올바르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후원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고 그 내용을 다른 품목을 구매한 것처럼 조작했다. 제대로 된 감사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채 후원금 사용을 비대위원장에게 일임한 것은 비대위원장 단독으로 후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자금운영세칙 제7조(지출결의서)에 따르면 수입 또는 지출이 발생할 경우 지출결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때 자금 운영 담당자와 해당 단위 대표자의 확인이 필요하다. 이는 제삼자의 확인을 통해 자금 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18학년도 2학기 비대위는 자금을 운용할 때 제삼자의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강 씨는 2차 감사위에서 “학생회비 계좌 관리는 총학 사무국장이 하는 것이 관례지만, 실질적으로 모두 이 씨가 관리했다”고 말했다. 또한 감사 보고서에 의하면 비대위 사무에 관한 권한이 분할되지 않아 이 씨를 제외한 다른 집행부가 자금 운용 명세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강 씨는 2019학년도 총학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말 집행위원장에서 사퇴했다. 이로 인해 비대위는 약 2개월 동안 집행위원장을 공석으로 둔 채 비대위원장 1인 체제로 운영됐다. 이 씨의 18건의 횡령 중 14건이 집행위원장이 궐위된 이후에 이뤄졌다. 집행위원장의 공석이 부실한 자금 운용 관리 체계에 불을 지른 것이다. 비대위원장이 4개 계좌 모두를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과 자금 운용 시 제삼자의 확인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횡령을 더 쉽게 만들었다.

자금운영세칙 제12조에 의해 물품 판매 수입이 발생했을 경우 판매 대장을 작성해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가을 축제의 경우, 총학은 판매 대장을 작성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금으로 운용된 축제 수익이 얼마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현금 축제 수입이 이 씨의 호주머니로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이번 횡령은 이 씨의 부도덕과 자금 운용 체계의 허점으로 발생했다. 횡령 비리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사진 김종훈 기자 usuallys18@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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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안임 2019-03-24 23:59:26
또 다른 이유로는 총학이 없었기 때문이죠. 선거로 뽑혀진 총학이 있었다면 이런 불미스럽고 부끄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