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졸업 앨범 구매자, 늘어가는 셀프 졸업
줄어드는 졸업 앨범 구매자, 늘어가는 셀프 졸업
  • 오수정 수습기자
  • 승인 2019.01.02
  • 호수 1488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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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찍고 안 사는 졸업 사진·앨범
부담스러운 가격과
동기와 함께 찍지 못하는 것이 원인
각자의 방식으로 졸업 기념하는 추세

2018학년도 전기 학위 수여식이 오는 2월 21, 22일 양일에 걸쳐 서울캠퍼스에서 진행된다. 졸업을 앞두고 학생들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졸업 사진을 찍고 졸업 앨범을 구매하곤 한다. 최근 졸업 사진을 찍거나 졸업 앨범을 구매하는 학생들이 줄고 있다. 2018학년도 졸업 예정자인 김재민<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3> 씨는 “각자의 사정으로 동기들의 졸업 시기가 모두 달라서 졸업 사진을 찍지 않았고 졸업 앨범도 구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캠 학생처 자료에 따르면 2017학년도 졸업 사진 촬영자 비율은 29.2%, 졸업 앨범 구매자 비율은 22.7%에 불과했다. 또한 졸업 사진 촬영 인원은 2017학년도 1천30명, 2018학년도 948명으로 감소했다. 강경일<학생처 학생지원팀> 과장은 “올해 졸업 앨범 촬영자 수는 감소했으나 졸업앨범 구입자 수는 제작업체의 프로모션으로 약간 증가했다”며 “하지만 해마다 졸업 앨범 촬영자와 앨범 구입자 수는 점점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졸업 앨범을 구매하지 않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졸업 앨범을 구매하고 졸업 사진을 찍는데 적지 않은 돈이 들기 때문이다. 졸업 앨범 가격은 2016년도 당시 서울캠 5만4천 원, ERICA캠 5만3천 원으로 모두 5만 원이 넘는 가격이 책정됐다.

졸업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부수적인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여학생들의 경우 신부 화장 수준의 메이크업 비용과 촬영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의상 가격까지 합하면 약 50여만 원에 가까운 비용이 든다. 2018학년도 2월에 졸업하는 김현진<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5> 씨는 “졸업 사진을 찍으면 촬영 비용뿐만 아니라 메이크업, 헤어, 의상 비용이 많이 든다”며 “메이크업 등은 부가적인 것들이지만 평생 남을 사진이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들여서 촬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 씨는 “학생 신분으로 거액을 들여 졸업 앨범 촬영을 하는 것이 부담됐기 때문에 졸업 사진을 촬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같은 해 졸업하는 김지원<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4> 씨 또한 “돌려받을 수 있는 감정적 가치에 비해 높은 비용이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휴학이나 졸업 유예 등으로 인해 동기들과 함께 졸업하는 경우가 줄어든 것도 졸업 앨범 구매자 수가 줄어든 원인이다. 추억을 남기기 위한 앨범이라는 의미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동기들이 아직 졸업하지 않아 동기들과 같은 시기에 졸업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모든 학생들이 졸업 앨범을 구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졸업 앨범을 구매한 학생은 대학 생활을 기념하기 위해 졸업앨범을 선택한다. 오는 2월 졸업 예정인 김용선<정책대 정책학과 15> 씨는 “대학생활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졸업 앨범을 구매했다”며 “옷을 차려입을 일이 흔치 않아 졸업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졸업 앨범을 구매하지 않은 학생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졸업을 기념한다. 동기들과 이미지 사진을 찍거나 졸업식에서 찍은 사진으로 졸업 사진이나 졸업 앨범을 대체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찍은 사진들을 모으면 졸업 앨범의 절반 정도의 가격으로 졸업을 기념할 수 있는 앨범을 제작할 수 있다. 2017학년도 졸업자인 박근희<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3> 씨는 “나중에 졸업 앨범을 볼 일이 거의 없을 것 같아 구매하지 않았다”며 “졸업 앨범을 구매하는 대신 친구들과 따로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무산돼 졸업식 당일 찍은 사진으로 포토북을 제작해 소장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은 졸업을 기념하기 위해 합리적인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박 씨는 “꼭 졸업 사진이나 졸업 앨범으로 졸업을 기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졸업을 기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도움: 이지윤 기자 kelly012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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