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 심사평]
[2018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 심사평]
  • 유성호<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승인 2018.12.03
  • 호수 1487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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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에는 많은 학생들이 응모해주었다. 투고된 작품을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이들 시편이 저마다 고유한 경험과 언어를 자산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그 가운데 스스로의 경험적 구체성에 심의를 쏟은 시편들이 매우 호의적으로 다가왔고, 결국 언어의 참신함과 완성도 그리고 앞으로 글을 써갈 가능성을 두루 보여준 시편들을 수상작으로 골라보았다. 그 결과 「독의 건너편」, 「멀리 간 편지」, 「깜깜한가, 빛나는가」, 「할머니의 잉글리쉬」에 주목하게 되었다.

대상으로 뽑힌 「독의 건너편」은 삶의 외곽성을 바라보는 짙은 페이소스가 남달라 보였다. 오랜 시간을 삭혀온 언어를 통해 매우 개성적인 시세계를 이루고 있었다. 구체성 있는 언어를 시의 밑거름으로 삼으면서도, 그것을 비교적 긴 호흡 속에 서정적으로 구성하는 만만찮은 능력을 보여주었다. 몸 가진 것들이 붙들 수 없는 투명한 시간의 혈관을 통해 세상을 탐구하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여러 이미지들을 다양하게 파생시키면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나 상황과 불화하고 화해하는 교차점이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 앞으로 좋은 작품을 써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수상으로 뽑힌 「멀리 간 편지」는, 삶의 미학적 잔상들을 상상하고 실현한 시편이다. 시간과 기억과 오랜 순간들을 감각적으로 부조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자신의 삶으로 비유하는 안목과 솜씨가 느껴졌다. 딜레탕트에 대한 개성적 해석이라 여겨진다. 거듭 정진을 부탁드린다. 더불어 「깜깜한가, 빛나는가」, 「할머니의 잉글리쉬」를 경험적 진정성에 주목하여 가작으로 추천한다.

이 밖에도 구체성 있는 언어와 개성을 통해 자신만의 감각을 구축한 시편들도 많았음을 부기한다. 대상작은 이 시편들보다 언어 구사의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보면 옳을 것 같다. 다음 기회에 더 풍성하고도 빛나는 성과가 있을 것을 기원해본다. 당선자들에게 축하를 드리고, 응모자 여러분의 힘찬 정진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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