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대신문 문예상 비평 부문 심사평]
[2018 한대신문 문예상 비평 부문 심사평]
  • 이재복<국문대 한국언어문학과> 교수
  • 승인 2018.12.03
  • 호수 1487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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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한대신문 문예상 비평 부문에 응모된 작품은 모두 15편이었다. 예년에 비해 응모된 작품 수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수준도 높았다. 고심 끝에 세 편을 최종심에 올렸다. 「귤이 없다는 걸 잊어버리면 돼」, 「예술의 실천적 의미를 위하여」, 「진실의 조건」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이 세 편이 모두 영화에 대한 비평이었다. 응모작 중에 절반이 영화에 대한 평이라는 점에서 요즘 우리 학생들의 취향과 향유의 일단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시뮬라크르한 온갖 이미지에 대한 향유와 소비에 익숙한 세대에게 영화는 클래식한 장르에 지나지 않은 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제 영화는 이들에게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상상하고 표현해 내는데 적합한 담론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 세 편 중 비평적 재기발랄함이 돋보인 것은 「귤이 없다는 걸 잊어버리면 돼」였다. 이 재기발랄함이 보다 생산적인 차원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사의 행간에 은폐된 다양한 맥락을 읽어내는 법을 더 공부했으면 한다. 「예술의 실천적 의미를 위하여」, 「진실의 조건」 은 진지한 글이다. 먼저 「예술의 실천적 의미를 위하여」는 영화 ‘버닝’을 통해 예술이 우리의 삶 속에서 실질적으로 무슨 소용이 있는지에 대해 묻고 있다. 영화에 은폐된 사회적 맥락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평 주체의 관점과 주제 의식이 잘 드러난다. 이것은 분명 장점이다. 예술과 사회와의 관계에서 도식화되고 단순화된 해석의 측면을 경계하고 보다 유연한 비평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진실의 조건」은 영화 ‘나는 부정한다’에 드러난 진실의 조건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깊이 있는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정도의 비평적 안목과 레토릭을 구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앞으로 이완과 긴장에 대한 방법적 언술을 익히면 좋은 비평가가 될 수 있으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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