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 가작] 깜깜한가, 빛나는가
[2018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 가작] 깜깜한가, 빛나는가
  • 장서영<정책대 정책학과 16> 씨
  • 승인 2018.12.03
  • 호수 1487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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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서울의 밤하늘은 늘 깜깜하기만 했다.
밝게 빛나는 무언가는 달뿐이었다.
그날 밤, 신기할 정도로 큰 달이 떴다.
동그랗게 뜬 달을 향해 걸어가면 우리 집이 나온다.
우리 집에 가는 길목에 다행히도 당신 집이 있기에, 나는 당신 옆에서 걸을 수 있었다.

무언가 한 마디를 건네 보고 싶었다.
하지만 당신의 눈이 둥그런 달을 향해 있는 걸 봤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당신은 지금 저 달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나는 달을 보면 당신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조금만 더 걸으면 당신의 집이 나온다.
우리는 여전히 말없이 보름달을 바라보며 걷는다.
내 옆의 당신은 속도 없이 밝게 빛난다. 당신 옆의 내가 깜깜해지는 줄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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