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A캠 흡연 구역 지정 5년···눈치 보는 흡연자, 불편한 비흡연자
ERICA캠 흡연 구역 지정 5년···눈치 보는 흡연자, 불편한 비흡연자
  • 이지윤 기자
  • 승인 2018.11.11
  • 호수 1485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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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금연을 위한 조치)에 따라 건물 내부 전체가 법정 금연 구역이다. 다만 건물 외부는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4항에 따라 금연구역을 알리는 표지와 흡연자를 위한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다. 

ERICA캠퍼스는 2013년 흡연 구역을 지정했다. ERICA캠에는 총 25개의 흡연 구역이 설치돼있다. 그러나 본지 1418호 ‘피할 권리, 피울 권리 모두 지켜주세요’ 기사에 따르면 당시 흡연 구역 위치 선정에 대해 비흡연‧흡연 학생들 모두 불만을 제기했다. 비흡연 학생들은 흡연 구역이 학생들이 자주 다니는 길목에 설치돼 있다고 불평했다. 흡연 학생들 역시 불만을 토로했다. 정당한 곳에서 흡연을 함에도 불구하고 비흡연자들의 시선 때문에 불편할 때가 많았다는 것이다.

현재 흡연 구역에 대해 비흡연자 이승현<국문대 한국언어문학과 16> 씨는 “복지관 맞은 편 공학관 흡연 구역의 경우 바람에 담배연기가 날려서 먼 곳에서도 냄새가 나곤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인적이 드문 곳이나 흡연 부스와 같은 밀폐된 공간을 따로 만들어서 흡연 구역을 지정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흡연자 A씨 역시 “공학관의 흡연 구역과 복지관이 너무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다”며 이 씨와 같은 의견을 비쳤다. 익명을 요구한 흡연자 B씨는 “흡연 구역이 아닌 곳에서 흡연을 해본 적이 있다”며 “흡연 구역에 천장이 있어 담배 연기가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흡연 학생들의 흡연 예절이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씨는 “흡연 학생들이 대체로 흡연 구역을 잘 지켜주는 것 같다”며 “흡연 구역이 아닌 곳에서 흡연하는 학생을 본 적이 없고, 길에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는 것도 본 적이 없다”며 흡연 구역이 잘 관리되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안정훈<총무관리처 관재팀> 과장은 “학교는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해 대학 구성원들에게 흡연 구역 설정을 알리고 지정된 장소를 인식시키는 것에 집중했다”며 “단과대학 행정팀을 통해 교내 흡연 구역의 위치를 알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과장은 흡연 부스를 설치하자는 의견에 대해 “타 대학의 경우 흡연 부스 내부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는 이유로 이용이 저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후 흡연 부스 설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경우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안 과장은 “내년 초 총학생회와 협의를 통해 일부 흡연 구역을 정비하고 흡연 구역 라인 등을 설치할 예정”이라며 “학생 통행량이 많은 곳의 흡연 구역에 가림판을 설치하면 일부 학생들의 고충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과장은 “우리 학교는 타연구기관과 대학의 사례를 참고해 흡연 구역을 점차적으로 축소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안 과장은 “흡연자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비흡연자의 권리도 중요하다”며 “관재팀에서도 캠퍼스 환경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지만 흡연 학생들도 흡연 예절을 지켜준다면 흡연 구역이 보다 더 깨끗하게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도움: 임해은 기자 godms0328@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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