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회] 완성도 높은 신문을 기대하며
[독자위원회] 완성도 높은 신문을 기대하며
  • 한소연<국문대 한국언어문학과 14> 씨
  • 승인 2018.11.05
  • 호수 1484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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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소식을 알린다는 점에서 1면의 임무는 막중하다. 매 호 7천 부의 인쇄물이 서울캠과 ERICA캠에 고루 배부되는 한대신문이다. 그래서 양 캠퍼스의 이슈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작업이 1면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하지만 제1483호의 1면은 양쪽의 소식을 균형 있게 전하고 있지 않다. 1면을 전부 ‘수도전’으로 채웠을 만큼, ‘두 캠퍼스 모두에게 중요한 소식이리라’ 판단했을 편집장에, 우선 유감을 전한다.

필자가 내린 지난 호의 전반적인 평은 ‘신문의 기본 기능인 정보 전달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유를 따져보니, 크게 헤드라인과 본문 그리고 사용된 용어 등 작은 요소들이 신문의 완성도를 떨어뜨린 것이라 판단됐다. 헤드라인은 기사의 내용을 압축해야 한다. 그러나 몇몇 기사의 제목은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2면 탑 기사를 예로 들면, 본문은 서울캠에서 흡연 구역을 재정비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제목은 ‘흡연 공간을 만들면 다른 공간은 금연구역이 된다’여서, 내용 유추가 힘들고 되레 생뚱맞아 보이기까지 했다.

다음은 본문에서 기사 속 정보가 불충분하게 제공된 이유였다. 1면 서브 기사는 소재로 다룬 ‘수도전’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이전에 다룬 소재라도 ‘수도전은 무엇인지’ 따위의, 아주 기본적인 정보는 간략히 제공해야 옳다. 2면 서브 기사의 경우 ‘상황실에 24시간 근무하는 사람과 1천 대의 CCTV가 있었지만 난폭 운전이 반복 발생한 원인은 무엇인가’처럼, 좀 더 깊은 문제 제기와 취재가 필요해 보였다. 3면 탑 기사는 찬반이 갈리는 사안을 다뤘음에도 반대 의견이 피력돼있지 않다. 타투 합법화 찬성론자가 유일한 인터뷰이라면 읽는 이로 하여금 편향된 관점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4면 탑 기사이다. 본문 속 인터뷰이가 “관광세 도입은 관광지가 가진 경쟁력을 낮출 것”이라는 견해를 냈는데, 기자는 전문가의 말을 전하는 것뿐 아니라 ‘왜 그렇게 되는지’ 덧붙일 필요가 있었다.

정보 전달이 부족했다고 느낀 마지막 이유는 ‘용어의 부적절한 사용’이다. 공식적인 자료에서 언어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독자 배려의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1면 서브 기사에서의 ‘힙합디스전’과 같이 그 분야에 관심이 없으면 여간 이해하기 힘든 말이 쓰였는가 하면, 2면 탑 기사 속 ‘흡연 구역 사인보드’ 처럼 외래어가 과도하게 사용되기도 했다. 4면 탑 기사의 경우 ‘양적 팽창에만 몰두한 관광정책’, ‘분류식 하수관’ 등 쉽게 풀어쓰면 좋았을 어휘도 다수 보였다.

범죄 심리학 이론 중 ‘깨진 유리창 법칙’이 있다. 작은 무질서 상태가 더 크고 심각한 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인데, 지난 호를 읽으며 이 법칙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필자는 한대신문의 자랑스러운 기자들이 이 이론을 신문 편집의 영역까지 끌어오길 바란다. 숲을 보는 편집장과 작은 것부터 완벽을 기하는 기자가 완성도 높은 신문을 만들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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