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를 위한 무인택배함 때문에 ‘불편’한 학생들?
‘편의’를 위한 무인택배함 때문에 ‘불편’한 학생들?
  • 한대신문
  • 승인 2018.11.05
  • 호수 1484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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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서울캠퍼스 여학생 생활관 개나리관에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무인택배함이 설치됐다. 그러나 오히려 ‘불편’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무인택배함 설치로 인해 휴게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에서 무인택배함이 설치되지 않았던 곳은 한누리관과 개나리관뿐이다. 기존에는 경비실에서 택배 보관을 담당해왔다. 개나리관에는 지난달 (주)이베이코리아가 무인택배함을 무료로 보급함에 따라 택배함이 들어서게 됐다.

학생들은 사전에 공지나 협의조차 없었던 무인택배함 설치에 당혹감을 내비쳤다. 현재 개나리관에 거주 중인 윤수영<경영대학 경영학부 17> 씨는 “휴게실은 학생들이 주로 전화 통화를 하던 공간이었는데 택배함이 설치된 이후로는 이용할 공간이 없어 계단에 앉아서 통화한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이어 “개나리관에는 학생들이 휴식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소영<예체대 스포츠산업학과 17> 씨 역시 “택배함 설치가 불필요하게 느껴진다”며 “개나리관에도 제대로 된 휴게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김장곤<학생생활관 행정팀> 팀장은 “택배함 설치는 기본적으로 관생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며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고 택배를 가져갈 수 있고, 경비원이 순찰을 돌고 있을 때 택배를 찾아가지 못 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무인택배함 설치 이유를 설명했다. 김 팀장은 “택배 분실은 경비원들의 과업 보험에 포함되지 않아 분실에 대한 경비원들의 심적 부담이 크다”며 학생들의 이해를 부탁했다.

학생들에게 사전 공지나 협의가 없었던 점에 대해서는 “기존 교내 다른 기숙사에서 운영되던 무인택배함 업체 ‘스마트박스’가 갑작스러운 폐업을 통보했다”며 “이베이코리아가 한시적으로 무인택배함을 무료 보급하는 것을 알게 돼 설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휴게실을 없애더라도 무상으로 설치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득이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무인택배함 무상 보급 기한을 맞추기 위해 학생들과 협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개나리관 휴게공간 문제에 대해 김 팀장은 “학교에서도 기숙사 내 휴게 공간 설치를 원하지만, 공간적 제약이 커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휴게실을 보존하면서 편의시설을 들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기존의 공간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낮은 기숙사 수용률 탓에 기존 호실을 없애고 휴게실을 만드는 방법은 무리가 있다. 기숙사 내 편의시설 공간 확보는 앞으로 학생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해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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