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공간을 만들면 다른 공간은 금연 구역이 된다”
“흡연 공간을 만들면 다른 공간은 금연 구역이 된다”
  • 이율립 기자
  • 승인 2018.10.15
  • 호수 1483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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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캠, 흡연 구역 정비 계획 추진 중

서울캠퍼스 관재팀이 흡연 구역 개선을 위해 정비에 착수했다. 사회대와 학생회관 근처의 흡연 구역에 흡연 구역임을 알리는 구획선이 우선 부착됐고, 흡연 시설 보완, 흡연 구역 이전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흡연 구역과 간접흡연 등은 그동안 꾸준히 학내 문제로 지적돼왔다. 본지 역시 지난 10년간 흡연문제와 관련해 10여 개가 넘는 기사를 작성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하지만 흡연 구역의 위치와 사용 등에 대한 지적은 계속됐다. 정혜윤<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7> 씨는 “제대로 된 흡연 구역 배치와 시설물 설치를 통해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갈등을 줄였으면 한다”며 학교에 의견을 전했다.

▲ 서울캠의 흡연 구역은 총 27곳으로, 그 위치는 다음과 같다.

이에 비상대책위원회와 관재팀은 지난 6월, 흡연 구역의 실효성을 판단하고 정비를 위해 설문을 진행했다. 해당 설문은 총 716명이 참여했으며, 그중 흡연자는 166명(23%)이다. 설문 결과, 지정된 27곳 외에 자주 사용되는 비지정 흡연 구역은 47곳으로 나타났다. 우선 흡연 장소를 선택하는 기준에 대한 답변으로 ‘상황에 따른 접근 용이성(45%)’이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다. 흡연 구역 여부(37%)와 인적이 드문 곳(16%)이 뒤를 이었다. 경영대에 재학 중인 익명을 요구한 학생 A씨는 “수업을 듣는 단과대 건물 주변 흡연 구역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자연대 소속 익명을 요구한 학생 B씨도 “자주 가는 건물 주변이 편해 자연대 앞 흡연 구역과 국제관 앞 부스 등에서 주로 흡연한다”고 전했다. 

흡연 구역 활용도를 살펴보면 흡연자가 자주 이용하는 지정 흡연 구역은 백남학술정보관의 흡연 부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2공학관(매점), 국제관(부스)이 뒤를 이었다. 지정되지 않은 흡연 장소 중에서는 한양플라자와 국제관 계단이 많은 이용자들의 응답을 받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흡연 구역을 사용한다는 수는 66%로 비지정 흡연 구역을 사용하는 이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또한 흡연 구역은 설문 인원의 전체 81%, 흡연자 92%가 인지하고 있으며, 흡연 구역 사인보드 인지도 역시 전체 73%, 흡연자 87.37%로 높게 나타났다. 흡연 구역 정착을 위해 필요한 변화요인으로는 흡연예절과 흡연 구역 정비, 흡연 구역 홍보가 차례로 다수의 응답을 받았다. 이에 흡연 구역 개선을 담당한 이경희<관리처 관재팀> 직원은 “설문을 통해 상대적으로 현 흡연 구역 이용률이 높다는 것을 알았다”며 “따라서 흡연 구역을 더 늘리기보다 현재 존재하는 흡연 구역을 잘 정비해서 효율성을 높이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캠의 흡연 부스(국제관), 흡연 구역 구획선(학생회관), 금연구역(국제관), 흡연 구역 유도 표식(제1공)이다.

관재팀은 흡연 구역 활용도를 더 높이기 위해 △사용 빈도가 높은 비지정 흡연 장소에 금연표시 △흡연 구역으로 유도 표식 강화 △흡연 구역의 명확한 구획선 표시를 우선 진행할 계획이다. 실제로 설문 조사 후 사회대 옆과 학생회관 옆 흡연 구역 등에는 흡연 구역을 구분할 수 있는 스티커가 붙었다. 또한 국제관 현관 옆 등의 비지정 흡연 구역에는 금연표시, 제1공학관 등의 장소에는 흡연 구역 유도 표시가 새로 부착됐다. 이는 시범적인 것으로 앞으로 다른 흡연 구역과 비지정 흡연 구역에 추가 부착될 가능성이 있다. 

흡연자들이 지적한 흡연 부스에 관련해서는 부스 정비와 확충이 검토 중이다. 현재 서울캠의 흡연 부스는 △과학기술관 △국제관 △백남학술정보관 단 세 곳에만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좁은 공간과 환기 문제로 흡연자들의 불편이 컸다. B씨는 “흡연 부스에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B씨는 “부스보다는 트인 장소를 마련하거나 넓은 부스를 마련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관재팀 이 직원은 “현재는 미화원 분들이 청소에 더욱 신경을 써주시거나 재떨이의 모래 대신 원두 찌꺼기를 활용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흡연 부스를 좀 더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해 업체를 통해 주기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흡연 부스 추가 설치에 관해 “흡연 구역에 부스 추가 설치가 가능한지 업체 문의 중”이라며 “부스를 더 들여오게 되면 폐쇄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방형으로 두 개 정도 필요한 곳에 배치할 것”이라 설명했다.  

보행 통로 및 휴게 공간에 위치해 불편을 낳았던 흡연 구역도 정비될 계획이다. 임선우<예체대 스포츠산업학과 15> 씨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흡연 구역이 위치해 불편을 겪을 때가 잦다”고 말했다. 학교는 임 씨처럼 통행로에 위치한 흡연 구역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는 학생들이 많아지자 해당 공간을 폐쇄, 이전할 것을 검토했다. 우선적으로 철거 의견이 다수였던 경영관 뒤편과 인문대 등나무 쉼터 흡연 구역은 이전이 예정돼있다. 경영대 흡연 구역은 테니스장 맞은편 화단, 인문대 흡연 구역은 인문대와 자연대 사이의 화단으로 이전이 논의 중이다. 관재팀은 이 외에도 흡연자의 흡연 구역 이용 실태를 피드백하기 위해 기존의 재떨이를 QR코드를 삽입한 것으로 교체하거나, ‘한양대학교 지름길’ 어플리케이션에 흡연 구역을 안내하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의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이 직원은 “흡연 공간을 만들면 다른 공간은 금연 구역이 된다”며 “그동안 환경 저해 요인으로 지적되던 흡연 구역을 정비함으로써 공간이 숨을 쉴 수 있게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직원은 “흡연 구역을 체계적으로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은 학교의 업무”라면서도 “흡연 학생들도 흡연예절을 지켜준다면 흡연 구역이 더 깨끗하게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인포그래픽 정수연 기자 jsy0740@hanyang.ac.kr
도움: 고다경 수습기자 dakyung304@hanyang.ac.kr
자료 제공: 서울캠퍼스 관리처 관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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