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선물 그만! 변화하는 팬덤 서포트 문화
명품 선물 그만! 변화하는 팬덤 서포트 문화
  • 정서윤 기자
  • 승인 2018.10.15
  • 호수 1483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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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팬덤의 조공 문화는 팬이 스타에게 음식, 옷 등 다양한 물품을 조공하며 관심을 표현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팬덤의 규모가 커지면서 팬덤 간 경쟁이 심화되기도 하며 자신의 스타에게 더욱더 비싼 물건을 선물하는 조공 문화가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팬덤 조공 문화가 변하고 있다. ‘조공’이라는 단어부터 바뀌는 추세다. 초기에 활발히 사용되던 ‘조공’이라는 단어는 현재 ‘서포트’로 대체되고 있다. 유경민<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8> 씨는 “조공이 ‘갖다 바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서포트’라는 단어로 바꾸자는 의견이 팬덤 내에서도 꾸준히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에 장민지<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원은 “‘조공’이라는 단어는 연예인과 팬 사이의 위계를 수직적으로 고착화시키는 부분이 있어 이 용어를 자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추세로 고가품 조공을 연예인 기획사 차원에서 금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JYP 엔터테인먼트는 공식 홈페이지에 서포트 가능한 품목을 공지해 자체적으로 과도한 조공을 금지했다. 연예인이 직접 조공을 거절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시우민은 선물을 자제해 달라는 글을 남기며 조공 거부를 선언했다.

스스로 자정 노력을 보이는 팬덤도 생겼다. 대표적인 예시는 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으로 불우이웃을 돕거나 공익을 위한 단체에 기부하는 것이다. 장 씨는 “과거 기부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만 하는 행위라고 여겼지만 최근 팬들이 각자 소액을 투자해 돈을 모아 ‘티끌 모아 태산’으로 기부하는 사례가 증가했다”며 “이는 일반인도 큰 부담 없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형성해 사회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개인적인 기부에서 나아가 팬덤과 스타가 함께 봉사 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가수 아이유는 팬들의 요청으로 생일 조공 파티 대신 팬과 함께 벽화 그리기 봉사를 해 화제가 됐다. 스타와 함께 사회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장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이름 자체가 사회적 공헌의 동기가 된 것”이라며 “이는 하나의 문화가 사회 속에 녹아들었을 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과거 스타 개인에게만 집중됐던 팬덤 문화는 하나의 원동력이 돼 사회 공헌을 실천하는 데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팬덤과 스타의 만남은 봉사, 기부 등으로 폭넓게 확대되는 중이다. ‘덕질’과 함께 좋은 일도 할 수 있는 팬덤 서포트 문화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도움: 장민지<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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