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가득 찬 한강공원… 우리의 양심은 안녕한강?
쓰레기로 가득 찬 한강공원… 우리의 양심은 안녕한강?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8.10.15
  • 호수 1483
  • 3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경이 예뻐 사진 찍기도 좋은 한강은 친구들과의 우정을 돈독하게 해 주기도 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해주기도 합니다.” 한 달에 2~3회 한강을 방문하는 최소휘<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8> 씨가 생각하는 한강이다. 하지만 한강이 이처럼 아름다운 모습만 간직하고 있는 건 아니다.

연간 방문객이 7천만 명에 이를 만큼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는 한강공원이 쓰레기로 병들어가고 있다. 지난 6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2018 서울세계불꽃축제’의 아름다운 불꽃이 꺼진 자리에는 관람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총 3천2백여 톤의 쓰레기가 한강공원에서 배출됐다. 한강의 쓰레기 배출량은 4월 362톤, 5월 570톤, 6월 605톤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이를 보였으나, 그래프를 보면 날이 더워진 7월과 8월에는 약 30%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다가 선선해진 지난 9월에는 531톤의 쓰레기가 버려졌다. 이처럼 날씨가 좋아 한강공원에서 나들이하기 좋은 봄과 가을에는 쓰레기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한다.

▲ 2018년 한강공원 월별 쓰레기 수거량을 정리한 표다. 지난달에는 약 531톤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한강공원에 쓰레기가 쌓이는 원인은 크게 △쓰레기 무단 투기와 △쓰레기 관리 인력 부족이 꼽힌다. 지난해 한강사업본부가 ‘몽땅 깨끗한강’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한강공원에 바라는 점’으로 ‘쓰레기 무단 투기 금지’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김웅희<자연대 수학과 18> 씨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지 않아 앉을 곳이 없었다”며 “쓰레기로 인한 악취로 한강공원을 즐기기 힘들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강태환<한강사업본부 시민활동지원과> 주무관은 “시민들이 배달음식을 시켜 먹은 후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환경 정화의 어려움을 토했다.

청소인력과 관리 인력의 부족도 한강 쓰레기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응재<한강사업본부 환경과> 주무관은 “청소인력의 한계로 쓰레기봉투를 교체하는 시간 대비 쓰레기 배출량이 많다”며 “청소 인력 부족이 쓰레기 문제의 원인 중 하나”라 말했다. 현재 ‘서울시 한강공원 보전 및 이용 관련 조례’는 휴식 중 발생한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은 채로 적발될 경우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이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매우 적다. 지난해와 올해 9월까지의 쓰레기 무단 투기 경고는 각각 6천466건 3천297건이 있었지만 실제로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8건과 6건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레기 관리 확대와 질서의식 성숙을 위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부실한 쓰레기 관리를 보충하기 위해 기존 14명의 심야 청소인력을 34명으로 늘리고 쓰레기통을 추가 설치했다. 기존 30곳에 356개뿐이던 쓰레기통을 올해 280곳에 893개로 2배 이상 확충했다. 또 유명무실하던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불법 주정차와 이륜차 통행 위주의 위반행위 단속 인력을 보충하기로 했다. 전 주무관은 “캠페인과 쓰레기통 확충 이후, 쓰레기와 음식물 분리 배출이 증가했다”며 “이전보다 분리수거가 잘 되고 있어 쓰레기 처리가 쉬워졌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게이미피케이션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몽땅 깨끗한강’ 캠페인에서는 쓰레기통을 농구 골대와 비슷하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게임을 하듯 자연스럽게 분리수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올해 진행된 *위컵 캠페인은 위컵 구조물을 사용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쓰레기 분리배출을 할 수 있게 했다.

시민들도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플로깅(Plogging)이 있다. 이는 스웨덴어로 줍기(Plokka up)와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달리기를 하면서 길 위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다. 플로깅은 올해 2월 광주 플로깅 클럽을 시작으로 부산, 서울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산에서 플로깅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박시훈<봄나래> 씨는 “플로깅은 건강과 환경을 함께 챙길 수 있고 쉽게 환경보호를 할 수 있다”며 플로깅의 확대를 바랐다.

전 주무관은 “한강은 우리 모두의 유산”이라며 “깨끗한 한강을 위해서는 한강사업본부의 노력뿐 아니라 시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쾌적한 한강공원이 되기 위해선 쓰레기 처리 시설의 확충 및 제도적 뒷받침과 시민들의 쓰레기 처리에 대한 인식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의 요소를 접목하는 것이다.
*위컵(WECUP):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를 통해 도시·사회·문화 등의 주제에 투표하는 것으로 단시간에 쓰레기를 수집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인포그래픽 황가현 기자 areyoukkkk@hanyang.ac.kr
도움: 강태환<한강사업본부 시민활동지원과> 주무관
박지훈<봄나래> 씨
전응재<한강사업본부 환경과> 주무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