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오늘도 롤러코스터를 탄다
[취재일기] 오늘도 롤러코스터를 탄다
  • 임해은 기자
  • 승인 2018.09.17
  • 호수 1481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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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해은<대학보도부> 차장

필자의 신문사 생활은 평탄한 길을 걸을 때보다 어려운 길로 나아갈 때가 더 많았다. 마감하는 날에는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데스킹을 받기 일쑤였다. 한 단어로 필자의 지난 학기 신문사 생활을 정의하면 ‘롤러코스터’였다.

새롭게 운행되기 전에 내릴 수도 있는 롤러코스터를 이번 학기도 탑승한 이유는 솔직히 필자도 잘 모르겠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롤러코스터를 계속해서 타는 이유와 비슷하지 않을까. 롤러코스터는 울퉁불퉁한 언덕을 가졌다. 하지만 힘겹게 언덕을 넘어가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 된다. 바로 그 점이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정기자 시절 필자는 우리 학교와 관련된 인물 중 한 분을 선정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8면 ‘에브리漢’을 담당했다. 모두가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었기에 한 분을 선택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군다나 열심히 인터뷰를 준비한다고 해서 섭외에 항상 성공하는 것도 아니었다.

어느 날은 중요한 과제 제출 당일 감독으로 활약한 영상의 나머지를 편집하는 와중에 ‘에브리漢’ 일을 하게 됐다. 편집을 진행하며 인터뷰이를 선정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찾은 후 질문지를 작성했다. 피드백을 기다리는 시간에는 다시 영상을 편집했다. 하지만 인터뷰이 섭외에 실패해 위와 같은 상황을 반복했다. 내가 영상을 편집하는 것인지 글을 쓰고 있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경황이 없었다. 하지만 결국엔 영상도 제출하고 인터뷰이 섭외도 성공했다. 이는 또 하나의 언덕을 올랐다 내려가는 순간이었다.

필자 앞에 놓인 다음 언덕은 기사 작성이었다. 매주 새로운 기사를 작성하며 신문의 가장 마지막 장인 8면을 오롯이 혼자서 감당해야만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하지만 하나의 언덕을 넘어도 인터뷰이의 인생을 한 면에 고스란히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의 언덕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필자의 롤러코스터는 흔들리기도 하고 불안정하게 운행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롤러코스터에서 내리지 않은 이유는 수많은 언덕의 끝에서 보게 될 풍경, 즉 다음 인터뷰이와 필자가 만들어갈 이야기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한대신문을 통해 필자는 일반 대학생 신분으로는 만나기 힘들었을 인터뷰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그들 가까이서 길고,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후에 인터뷰이의 이야기는 신문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닿을 것이다. 인터뷰이가 시작하고 필자가 완성한 ‘에브리漢’이라는 아름다운 풍경을 다른 누군가도 똑같이 경험했을지는 알 수 없다. 단순히 많은 독자들이 필자가 타게 될 다음 롤러코스터를 기대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다음 언덕으로 넘어갈 뿐이다.

이번 학기는 새로운 위치에서 롤러코스터를 탑승했다. 이 기구가 어떻게 운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두 가지는 알고 있다. 한동안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과 마지막에 도착한 이후 느낄 그리움. 최종 지점에 도착한 필자의 얼굴에 즐거움이 가득하기를 희망해본다.


*데스킹: 현장 취재기자들의 원고를 고참기자들이 검토해 다듬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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