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보이는’ 매력의 *PVC, 패션의 주인공이 되다
‘속 보이는’ 매력의 *PVC, 패션의 주인공이 되다
  • 정서윤 기자
  • 승인 2018.09.03
  • 호수 1480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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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진영의 ‘비닐바지’를 기억하는가? 속이 투명하게 비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비닐 소재의 PVC 아이템은 아직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PVC 아이템은 2018 S/S(Spring/Summer) 시즌부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국내외 패션업계의 대세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내로라하는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 △버버리 △샤넬 △셀린 △캘빈클라인 등은 PVC를 소재로 한 의류와 잡화를 일제히 선보였으며 곧이어 국내 브랜드들도 유행에 합류했다.

PVC 아이템의 인기 비결은 소비자들이 손쉽게 독특한 스타일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PVC 소재는 가볍고 투명하기 때문에 내용물에 따라 매번 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특히 화장품이나 손주머니 등 다양한 아이템과 조합해 내용물이 비치도록 하거나 가죽과 같은 다른 소재와의 결합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 소품의 매력이다. 이러한 인기에 대해 패션에디터 서하영 씨는 “PVC는 매번 다른 효과를 낼 수 있는 아이템으로, 패션업계에서는 신선한 소재”라며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점과 빛의 반사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이는 PVC만의 매력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PVC 아이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플라스틱을 재료로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생산과정에서 화학물질이 배출되고 사용 후 버려졌을 때 부식되지 않아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서 씨는 “패션업계에서도 환경오염에 대한 이슈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단순히 PVC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패션 소재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제품의 높은 가격이 거품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저가 소재인 플라스틱으로 만든 비닐 가방이 명품 로고 하나 때문에 고가로 둔갑했다는 지적이다. 명품이라는 이유로 원료의 원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고가로 판매되는 PVC 아이템은 현 트렌드가 지속하는 동안 끊임없이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 씨 또한 이 의견에 동의한다면서도 “가격이 ‘비싸다’는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가격 조정이 쉽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런 시선에도 불구하고 PVC 아이템은 염색과 패턴의 구현에 한계가 없는 실험적인 트렌드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단점이 없는 완벽한 소재의 패션 아이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PVC 아이템이 꾸준히 패션 트렌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원가 대비 합리적인 가격과 친환경적인 개선점이 요구된다.


*PVC(Polyvinyl chloride):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중 하나이다.
도움: 서하영 패션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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