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함께 학생식당 문제 풀어가는 총학이 되길
학생들과 함께 학생식당 문제 풀어가는 총학이 되길
  • 취재부
  • 승인 2005.09.04
  • 호수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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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배움터의 학우들의 개강 표정은 여느 학기와 달랐다. 개강의 설렘으로 상기된 표정이 아닌 어두운 표정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배움터 곳곳에 디뎠다. 학생식당 소식으로 학생들은 어깨를 펴지 못했다. 서울 배움터의 학생식당은 민간 업체인 ‘김밥천국’으로 임대됐고, 안산 배움터의 학생식당들은 가격을 200원씩 올렸다. 학교에서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맞게 한 끼 식사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학교 측은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학생식당을 민간업체에 위탁하고 가격을 올렸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결정한 학교의 처사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학생식당은 어느 정도 적자를 감소하더라도 학생들에게 저렴하게 양질의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학교 측은 운영상의 적자를 들어 학생들의 요구에 귀를 막고 있다. 학교 측은 중대한 결정을 함에 있어 학생들과 조율이 되지 않을 것 같고, 모든 것을 학생들과 논의해서 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독자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이는 학교 측이 학생들의 학교의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학교는 결정하고 학생들은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라는 위험한 사고를 하는 듯 하다. 더 나아가 학생식당의 폐점은 학생 생활복지를 포기하겠다는 학교의 의사로 보인다. 학생식당은 상업적인 이유가 아닌 학생 복지 차원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밥 걱정 하지 않고 학업에 열중할 수 있게 하는 장치가 바로 학생식당인 것이다.

이에 서울 배움터 총학생회는 깁밥 천국 불매운동을 안산배움터의 총학생회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8월 25일 우리 신문과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김밥천국이 시중 보다 저렴하게 학생식당보다 양질의 식사를 학생들에게 제공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던 총학생회가 김밥천국 입점 반대 성명서를 제출하고 김밥천국 불매운동을 전개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총학생회의 모습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서울 총학생회의 이러한 대응에 걱정스러운 점도 있다. 김밥천국 불매운동을 결정하고 전개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는가 하는 부분이다. 우리 신문에 학생식당 폐점소식을 접한 각 단대 학생회가 총학생회에게 중앙운영위원회를 소집해 공동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독자적으로 김밥천국 불매운동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는 학교 측의 일방적인 결정에 항의한다는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을 올바르게 듣지 않고,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인 결정을 한 꼴이 된 셈이다. 이는 안산 총학생회가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먼저 수렴하고 그 결과대로 행동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서울 총학생회는 이런 모습을 반성하고 보다 폭넓게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실천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더욱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학교에 항의해야 한다. 안산 총학생회 역시 설문조사를 통해 얻어진 학생들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여 그 다음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학생식당 문제는 학교 측에 분명한 잘못이 있다. 때문에 그 잘못을 바로 고치기 위해서 양 배움터의 총학생회가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배움터 총학생회는 그 과정에서 오류를 분명히 범했다. 이런 오류를 빨리 수정하고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학교도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잘못을 인정하고 빠른 문제해결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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