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쩜오 학번’ 재외국민의 고충, 학교와 학생 모두의 노력 필요해
‘쩜오 학번’ 재외국민의 고충, 학교와 학생 모두의 노력 필요해
  • 임해은 기자
  • 승인 2018.09.03
  • 호수 1480
  • 2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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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입학한 9월 입학 재외국민 학생 135명 돼 
제한적인 정보 습득의 기회
학생들 친목 도모 기회 한정적
전공 관련 교양과 전공 강좌를 수강 신청하는 등 어려움 겪어
입학처나 행정실 적극적 방문이 도움될 것

우리 학교는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이라는 명칭으로 재외국민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서울캠퍼스는 3월 입학의 경우 △전과정 해외이수자 △중·고교 과정 해외이수자 △새터민(북한이탈주민)으로 나눠 선발한다. ERICA캠퍼스는 3월 입학의 경우 △일반 재외국민 △전과정 해외이수자 △새터민(북한이탈주민)으로 나눠 선발한다. 9월 입학의 경우 서울캠에서만 선발하고 있으며, 전과정 해외이수자 전형으로만 진행된다. 지난 3년 동안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을 통해 서울캠에 입학한 3월 입학 재외국민 학생 수는 517명이며, 9월 입학 재외국민 학생 수는 135명이다. 

이들 중 다른 일반 학생들과 동시에 3월에 입학하는 재외국민 학생들에 비해 9월에 입학하는 재외국민 학생들은 △제한적인 정보 습득 기회 △한정적인 친목 도모 기회 △전공 관련 교양과 전공 강좌 수강의 어려움 등의 고충을 겪고 있다.

3월에 입학하는 재외국민 신입생들은 일반 학생들과 함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입학 전부터 소속 단위에 대한 여러 정보를 얻고 수강신청에 대해 안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9월에 입학하는 재외국민 신입생들을 위해서는 3월 입학 학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과 같은 규모의 행사는 진행하는 것이 어려워 불편을 겪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2017년 9월에 입학했다. A씨는 “1학기에 입학한 학생들은 수강신청하는 법을 배울 기회가 많지만 2학기에 입학하는 학생은 스스로 터득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A씨는 “당시 학교 포털사이트에서 수강신청 홈페이지로 어떻게 들어가는지 몰라 애를 썼다”고 전하며 입학 당시 겪은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B씨 또한 2017년 9월에 입학했다. B씨 는 “학교 측의 도움을 받은 것은 학과 담당자님에게 받은 팸플릿 몇 개뿐이었다”고 전했다. 

9월 입학에 대해 학부모, 학생들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입학처는 이와 관련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입학처 관계자는 “각 단과대에 재외국민과 관련된 공문을 보내고 있다”며 “각 학과마다 재외국민 관련 담당자가 있기 때문에 재외국민 학생들이 행정실을 방문하면 언제든지 수강신청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각 단과대 역시 재외국민 학생들이 입학 전에 겪는 불편을 줄이고자 변화하고 있다. C단과대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수강신청 전에 9월 입학 재외국민 신입생들을 PC실에 불러 ‘신입생 수강신청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D단과대의 관계자는 “현재 재외국민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오리엔테이션이 별도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9월 입학 재외국민 학생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이에 관한 방안을 구상·추진해나갈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9월 입학생들은 3월에 입학한 다른 학생들과 같은 지점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입학 전에 동기들과 친해질 기회도 3월에 입학하는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 한정적이다. A씨는 “오리엔테이션이 없어서 동기들에 대해 아예 모르는 채로 학교에 가야 했다”며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개강 첫날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B씨는 “대부분의 2학기 입학생들은 선배들과 동기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지 않아 학과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고자 학교는 재외국민 학생들과 재학생들이 서로 다가갈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C단과대는 2학기 개강일에 9월 입학생들이 동기들과 빠르게 친목을 쌓을 수 있도록 새내기 체육대회를 마련했다. A씨는 “새내기 체육대회를 통해 학과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며 “개강 후라도 소통의 장이 마련돼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C단과대는 일반교양으로 봉사 프로그램을 개설해 일반 학생들과 재외국민 학생들이 함께 봉사하며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공 관련 교양과 전공 강좌를 수강하는 것에도 9월 입학생들의 불편이 존재한다. 몇몇 교과목에는 Ⅰ와 Ⅱ로 나뉘어있다. 이러한 강좌 중 일부 과목은 Ⅰ은 1학기에만 개설되고 Ⅱ는 2학기에만 개설된다. 이로 인해 수강신청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A씨가 속한 학과는 ‘커리어개발 Ⅰ’에 학년 이수 제한이 걸려있다. 2018-2학기에 입학한 재외국민 학생은 해당 학기가 1학년 1학기가 되고, 2019-1학기가 1학년 2학기가 된다. 하지만 재외국민 학생들은 행정상에 2019-1학기가 2학년 1학기로 취급돼 1학년이 들을 수 있는 ‘커리어개발 Ⅰ’의 수강이 제한된다. A씨는 “‘커리어개발 Ⅰ’강좌에 이수 제한이 걸려 원하는 교수님의 강좌를 신청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며 “이수한 학기로 따지면 1학년 2학기인데 3월에 입학한 2학년과 동일하게 이수 제한을 받는 게 조금은 억울하다”고 털어놨다. 이와 같은 이수 제한 문제에 대해 입학처 관계자는 “수강 관련 문제는 안내해줄 수 있으므로 입학처나 학과 행정팀을 방문할 것”을 권했다. 

이렇게 학기별로 Ⅰ·Ⅱ가 나뉘어 개설되는 몇몇 강의 중에서는 Ⅰ이 기초, Ⅱ가 심화 과목인 경우가 일부 있다. 이에 따라 2학기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곧바로 Ⅱ를 수강해야 하기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는 것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는 순차적으로 단계를 거쳐 수업을 수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이에 입학처는 수업 부분에서 겪을 수 있는 불편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하이 케어(HY-CAR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이 케어’는 수업 진도나 이해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하이 케어’는 9월 입학하는 재외국민 학생들도 입학 전부터 신청해 수강할 수 있다. 입학처 관계자는 “‘하이 케어’는 전공 수업과 관련된 학문적인 지식을 제공한다”고 설명하며 “‘하이 케어’를 통한 멘토링은 학교생활이나 다른 학생들과의 친목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입학처 관계자와 C·D단과대 관계자는 재외국민 학생들에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고민 말고 입학처나 학과 행정실을 방문할 것”을 강조했다. 학교는 언제든지 재외국민 학생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열려있다. 재외국민 학생들도 혼자 어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행정팀에 방문하거나 문의하는 등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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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배 2018-10-04 20:05:05
많은 분들 만나 얘기를 들어 고생한 부분이 느껴지네요. 학생들이 겪는 문제를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좋은 기사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