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대마 합법화 추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료용 대마 합법화 추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이지윤 기자
  • 승인 2018.09.03
  • 호수 1480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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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용 우려 지울 수 있는 체계적인 관리 필요해

지난 5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료용 대마 합법화 간절히 원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을 올린 뇌전증 환자의 어머니는 해당 게시글에서 “현재 다른 선진국에서는 의료용 대마가 뇌 손상 질환자들에게 처방돼 치료에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하며 “질병 치료를 위해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용 대마(CBD, 칸나비디올)는 마리화나에서 추출한 성분이다. 이 성분은 환각 현상을 일으키지 않고 뇌전증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7년 CBD 예비보고서’에 따르면 의료용 대마는 △알츠하이머병 △암 △정신병 △파킨슨병 등의 치료에 효과를 보인다. 

이러한 이유에서 많은 국가가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고 있다. 현재 미국 29개 주를 비롯해 △네덜란드 △독일 △캐나다 △호주 등에서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올림픽에서도 의료용 대마를 제재하지 않는다. 세계도핑방지기구(WADA)는 ‘2018년 금지목록 국제표준’에서 환각 효과가 없는 칸나비디올을 금지 약물 리스트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대체치료수단이 없는 뇌전증 등 희귀・난치 질환자에게 해외에서 허가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자가 치료용으로 수입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대마 성분 의약품을 자가 치료용으로 허용함으로써 국내 희귀・난치 질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세희<연세대 소아과학교실> 교수는 “뇌전증 환자의 1/3은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라며 “이런 경우 기존의 치료제로 경련을 완치시킬 가능성은 5% 미만”이라고 말했다. 김세희 교수는 “이들 중 일부 환자가 이제껏 사용해보지 못한 성분인 의료용 대마로 경련 완화효과를 겪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의료용 대마 합법화와 관련해 우리 학교 한지은<국문대 한국언어문학과 16> 씨는 “의료용 대마가 환자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면 의료용 대마의 합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러나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됐을 때의 우려도 존재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대마의 오남용이다. 김재문<충남대 신경과학교실> 교수는 “현재 대마의 효과가 명확히 입증된 뇌전증은 ‘드라베 증후군’과 ‘레녹스-가스토 증후군’뿐”이라며 “이 질환들은 진단이 쉽지 않고 특히 드라베 증후군의 경우 소아뇌전증 전공의가 아니라면 정확한 진단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김재문 교수는 이처럼 뇌전증을 적절하게 이해하지 못한 의사들에 의한 남용과 더불어 “△부적절한 진단 후의 오용과 용량에 따른 부작용에 익숙하지 않은 의사들에 의한 과용 △환자나 보호자들의 과도한 요구로 인한 오남용 등이 우려 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김재문 교수는 “대마의 사용을 명확하게 제한해야 한다”며 “의료기관의 윤리위원회 심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진 것을 확인해 무분별한 사용을 제한하거나, 희귀의약품으로 분류 혹은 처방과 투약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현재의 마약류관리에 따른 사항은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의료용 대마 합법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구체적인 명시도 필요하다. 김세희 교수는 “미국에서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의료용 대마’라는 용어를 ‘법적으로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의료진이 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대마 관련 성분’이라는 뜻으로 쓴다”며 “대마에는 80가지 이상의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합법화 될 수 있는 의료용 대마의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명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식약처는 지난 7월 의료용 대마 합법화에 대해 언급하며 대마 성분 의약품의 국내 허가 등 전면 허용에 대해서 각계·각층 의견 수렴 및 필요성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라 전했다. 또한 향후 사회적 논의를 거쳐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용 대마 합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에 대한 더욱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도움: 김세희<연세대 소아과학교실> 교수
김재문<충남대 신경과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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