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부재’,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 첫 학기를 돌아보다
‘총학 부재’,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 첫 학기를 돌아보다
  • 이율립 기자
  • 승인 2018.06.04
  • 호수 1479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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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 없는 첫 학기, 학생들의 불편 일부 있어
비대위원장, “여러 사업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축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비대위원장, “학우들의 도움이 성공적 개최를 만들었다”
2학기에는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선임될 예정

지난해 11월 진행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됨에 따라 지난 1월부터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가 시작됐다. 본래 비대위의 임기는 지난 3월 말에 진행될 예정이던 보궐 선거까지였다. 그러나 보궐 선거가 등록한 후보가 없어 무산됐고, 이에 비대위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로 연장됐다. 그동안 보궐선거가 진행되기 전까지 비대위 체제가 잠시 이어진 적은 있지만, 비대위로 1년을 보내게 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현재 공석인 총학생회장의 직무는 정책대 학생회장인 조성재<정책대 정책학과 16> 군이 비대위원장으로 대행하고 있다.

한 학기 동안 비대위 체제로 진행될 경우 예상됐던 학생들의 불편은 일부 현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본지 1473호 ‘서울캠 총학 보궐 선거 무산, 결국 연장된 비대위 체제’에서 학생들이 지적한 우려는 크게 △미생 장학금 예산 미확정 △총학 부재로 인한 각 단과대·학과 학생회의 혼란 가중 △축제 등이다. 

천현정<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7> 양은 “이번 학기에 미생 장학금을 선발하지 않았다”며 “총학이 하는 일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미생 장학금은 생계가 어려운 학생들과 연관된 문제라 진행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한 천 양은 “개인적으로 비대위에게 연락할 일이 있었는데, 총학이 있을 때보다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아 불편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소통과 관련해 이동현<공대 전기공학과 17> 군 역시 “비대위원장이나 비대위의 구성이 자주 바뀌면서 소통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본지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일부 학생들은 △미생 장학금 △복지 사업 △학내 소통 부족 등을 총학 부재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또한 학생회비 홍보, 농촌활동(이하 농활) 준비 등 총학에서 준비하던 행사를 단과대 차원에서 주최하려니 전달사항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 불편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비대위는 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 대표가 아니기 때문에 정당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비대위원장이 단과대 학생회장직을 겸임하면서 총학이 존재할 때보다 사업 진행 능률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이에 비대위는 사업을 축소 운영할 수밖에 없다. 앞서 지적한 대로 일부 사업은 혼란 속에서 급하게 진행되거나 무산됐다. 봄 농활의 경우 급박하게 추진됐고, 시험 기간 야식 사업, 미생 장학금 등의 사업은 이번 학기에 진행되지 못했다. 조 군은 “지난 4월 10일 진행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현 비대위가 인준을 받으면서 물리적으로 준비 기간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미생 장학금과 관련해 조 군은 “지난 1월에 진행된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미생 장학금에 대한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학교에서 미생 장학금의 예산을 삭감하고 0분위 학생들을 지원하는 라이언 장학금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군은 “이로 인해 1학기에 미생 장학금이 운영되지 못했지만, 학생지원팀과 계속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미생 장학금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며, 2학기부터는 미생 장학금 선발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조 군은 “그동안은 가장 시급한 사안이던 축제를 준비하는 데 집중했다”고 답했다. 또한 조 군은 “축제 준비로 인해 정신이 없었지만, 9시부터 18시까지 총학실을 지키는 것과 메신저로 오는 연락들에 성실히 답하는 것은 지키려고 노력했다”며 “비대위라는 신분에서 지난해 총학처럼 ‘찾아가는 총학’과 같은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조 군은 일부 사업의 급한 진행과 축소, 무산 등에 대해 “보궐 선거 이후인 4월부터 농활, 축제 등의 사업을 준비하게 되면서 준비 기간이 촉박했다”며 “각 단과대·학과 학생회가 비대위를 잘 도와줬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부족한 시간이었음에도 사업들이 잘 처리됐다”고 말했다. 또한 조 군은 “전학대회 인준을 받은 뒤에 사업을 진행하면서 중간고사 야식 사업, 봄 농활 등은 준비하기 어려웠다”며 “기말고사 야식 사업과 여름 농활은 미리 준비 중”이라 밝혔다.

여러 사업이 준비 기간과 인력 부족으로 진행의 어려움을 낳았지만, 지난달에 진행된 축제는 오히려 학생들의 만족을 얻었다. 특히 서울캠 학생들을 위해 운영된 스탠딩 구역인 ‘한양존’과 장애 학생들을 위한 ‘배리어프리존(Barrier Free Zone)’은 많은 학생들에게 찬사를 받기도 했다, 천 양은 “축제 공연 시 안전사고는 늘 우려돼왔던 문제인데, 한양존을 통해 조금이나마 개선됐다”고 말했다. 또한 천 양은 “짧은 준비 기간 동안 장애 학생들도 즐길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존을 마련한 것에서 비대위의 배려심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 지난 대동제 때 설치된 배리어 프리존이다.

조 군은 “경량 펜스로 구역을 나눴던 이전과 달리 하드 펜스와 한양존을 마련해 안전사고를 없애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조 군은 “배리어프리존은 비대위와 학교가 많은 논의를 거쳐 준비했던 것”이라고 전하며 “앞으로도 공연이 있을 때마다 배리어프리존이 바로 설치될 수 있도록 학생처와 논의를 진행 중이며, 시설팀에도 요청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축제에 대해 조 군은 “준비 기간과 인력 부족으로 어려웠던 점이 있었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많은 도움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조 군은 “정책대 학생회장과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면서 정책대에도 전념을 못하고, 한양대에도 제 힘을 100% 쏟지 못했다는 생각에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그런데도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한 학기를 잘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회를 밝혔다. 조 군은 “언젠가 비대위가 또 구성된다면 그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로 남고 싶다”며 “남은 임기 동안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조 군의 임기는 오는 8월까지로, 2학기에는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사진 김종훈 수습기자 usuallys18@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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