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신문과 함께 하는 월요일 아침
한대신문과 함께 하는 월요일 아침
  • 한대신문
  • 승인 2006.06.04
  • 호수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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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이름이 걸린 신문을 읽는다는 건 가슴 뿌듯하고 즐거운 일이다. 아직은 익숙지 않은 긴 등교길의 여정을 지나 애지문 앞에 가지런히 놓인 한대신문을 들고 교실로 올라갈 때면 나도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또 한대신문 기사 한 편에 자그마하게 쓰인 낯설지 않은 이름들을 발견하는 것도 다른 즐거움이다. 입시의 억압에서 막 벗어나 조금은 나태하게 생활할 수도 있을 새내기 시절부터 매주 주말도 반납한 채 조판이다, 취재다 바삐 움직이는 동기들이 때론 측은해 보이기도 하지만 일주일의 수고가 듬뿍 묻어나는 신문기사를 보면서 내심 동기들을 대신해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이번 호엔 전체적으로 안산 관련 기사가 무척 많았던 것 같다. 인문대생이라 그런지 몰라도 클러스터 사업이나 바이오융합기술 등 조금은 낯선(?) 단어들이 1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걸 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그만큼 안산배움터도 발전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다. 특히나 서울에 있다 보면 안산배움터와 우리는 조금 관계없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할 때도 있는데, 안산에서도 월드컵 16강을 기원하는 행사들이 벌어졌다는 기사를 읽으며 그런 거리감을 없애는 한편 개인적으로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신문의 지면 분배에 있어서도 퓨전영상시스템과 관련한 기사부터 파우스트에 이르기까지 자칫 편중되기 쉬운 보도가 적절히 그 균형을 잡고 있는 점도 인상 깊었다. 뇌과학 연구소에 대해서는 이번에 한대신문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됐다. 이러한 분야의 기사들이 몇 주째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됐으면 좋겠다. 또한 파우스트는 개인적으로 무척 관심을 가지고 고대하던 행사였다. 파우스트에 관련된 학생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 나도 저때 갔더라면 인터뷰를 해볼 수 있었을텐데 하고 생각했다. 신문의 모든 면에 충실한 내용의 기사들이 나오고, 또 축제에서 굉장한 모습을 보여줬던 니즈베타와 노브라질에 대한 인터뷰가 있어서 즐거웠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입학 초기의 한대신문에서는 몇몇 소수의 기자들의 기사로 신문 전체가 채워지고는 했었지만 지금은 많은 기자들의 다양한 글이 보였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각 기자들이 저마다 어떤 한 분야를 담당하여 지속적으로 기사를 쓴다기보다는 모두들 이것저것 보이는 대로 기사를 쓰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이런 부분은 조금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먼저 축제 기간 중에 타결된 등록금협상에 대해 너무 소홀한 감이 없지 않았나 생각된다. 등록금 협상은 1월 달부터 진행되어왔고 또 대학생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까지 대두되었는데 그런 큰 사안이 축제기사에 밀려 3면 중앙에 작게 위치한 것은 신문사에서 그 사안의 중요성을 조금 간과하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인 기사 안에 있는 많은 인터뷰 내용도 조금 고쳐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특히 이슈 관련 기사 같은 경우에는 한 행사에 대해 설명을 하고 그와 관련한 짤막한 학생 인터뷰를 같이 다는 형식을 띄고 있는데 그런 인터뷰의 내용이 이슈에 대한 부연 설명의 기능보다는 그냥 ‘좋았다’ ‘기쁘다’ 같은 단순한 느낌에 그쳐 기사의 질적인 부분을 떨어뜨린 것 같았다.

거리의 리포터 란에 보이는 헤드라인의 오타는 옥에 티로 남았다. 물론 많은 기사 안에서 오타나 맞춤법, 띄어쓰기의 오류 같은 것을 일일이 검사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사에 있는 사소한 오타까지는 어쩔 수 없다 쳐도 소제목 같은 헤드라인은 눈에 잘 띄는 항목에는 조금 더 신경을 써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때때로 기자들이 발견하지 못한 오타를 찾아내면서 남몰래 씨익 웃기도 하지만 말이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를 앞에 두고 고심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하얀 백지가 얼마나 잔인한 색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백지에다 글을 써본 사람은 글이라는 것이 얼마나 냉정한 것인지도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눈에 비친 일련의 사건이 텍스트화 되어서 다시 우리 눈에 들어오기까지의 그 잔인하고 냉정한 사투에 한 사람의 독자로서 이런 짤막한 글로써 응원하고 싶다. 앞으로도 더 새롭고 힘차게 전진하는 한대신문이 되길 바란다.

정선욱 <인문대·언어문학부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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