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신념을 담아 무대를 빛내다, 뮤지컬 배우 구원영
자신의 신념을 담아 무대를 빛내다, 뮤지컬 배우 구원영
  • 노은지 기자
  • 승인 2018.05.14
  • 호수 1477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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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구원영

“뮤지컬은 제게 낭만이자 판타지예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본교 연극영화과(98) 출신의 구원영 뮤지컬 배우(이하 구 배우)다. 그녀는 무대 위에서 다양한 연기와 아름다운 목소리를 통해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음악과 연기는 물론 자신의 삶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품고 있는 그녀에게 뮤지컬은 어떤 의미일까? 19년째 뮤지컬과 사랑에 빠져있는 구 배우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어보자.

▲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구 배우의 모습이다.
▲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구 배우의 모습이다.

‘함께’ 오르는 무대의 가치

어린 시절부터 구 배우는 남달랐다. 성가대부터 합창단까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노래와 무대가 좋았던 그녀는 성악가를 꿈꾸며 실제로 중학교 2학년 때 1년 간 성악을 배우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구 배우는 우연히 본 뮤지컬 무대에 마음을 뺏겼다. 그 공연은 바로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과 「사랑은 비를 타고」다. “뮤지컬을 보자마자 ‘이거다!’했죠. 그때부터 제 꿈은 뮤지컬 배우가 됐어요.”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키워가며 본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구 배우. 그녀는 2학년 여름방학 때 뮤지컬 배우의 꿈을 갖게 해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배역 오디션을 보게 된다. 결과를 기다리던 구 배우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비록 「지하철 1호선」에 캐스팅되진 않았지만, 관계자로부터 다른 작품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그렇게 그녀는 22살에 뮤지컬 「모스키토」의 차민주 역으로 데뷔하게 됐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뮤지컬 배우라는 그녀의 꿈을 키워준 작품이자, 꿈을 이뤄준 작품이 됐다.

▲ 뮤지컬 「광화문연가」에서 ‘월화’ 역을 맡은 구 배우의 모습이다. 그녀는 작품의 내용부터 음악, 맡은 역할이 자신과 잘 맞았다고 말하며 가장 인상 깊은 작품으로 「광화문연가」를 꼽았다.

올해로 19년 차 ‘베테랑 배우’인 구 배우는 뮤지컬 「모스키토」 이외에도 「아가씨와 건달들」, 「광화문연가」, 「도리안 그레이」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수많은 뮤지컬 무대에 오를 때마다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팀워크’다. 뮤지컬은 혼자 하는 예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배우부터 스텝까지 모두가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공유해야 해요. 좋은 팀워크야말로 뮤지컬에서 놓쳐서는 안 될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구 배우는 무엇보다 남을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한다. “옆 사람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과연 자신의 캐릭터를 온전히 이해하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이뤄낸 좋은 팀워크로 무대에 올랐을 때, 정말 행복하다며 미소 짓는 그녀였다.

가르침을 넘어 공감을
‘선생은 영원한 영향력을 안겨주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구 배우는 본교 연극영화과에서 자신의 연기 인생에 ‘영원한 영향력’을 안겨준 스승인 최형인 교수를 만났다. 예술에 정해진 답은 없다. 자신이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수백, 수천 가지의 길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최 교수에게 받은 가르침 덕분에 이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당시에는 교수님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흘러 조금씩 그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배웠던 것들이 지금 제 연기 인생의 기반이 됐죠.”

구 배우에게 큰 영향을 준 최 교수의 가르침은 결국 ‘좋은 배우는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배우는 자신을 재료로 자신이 연기할 인물을 만들어간다. 그녀는 ‘자신이 스스로 올바른 삶을 살지 않고서는 어떤 배역을 해도 아름다울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최 교수님의 가르침으로 제 삶이 곧 연기와 직결된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지금도 좋은 배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지난 2016년 7월 진행된 ‘제5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로 인기상을 수상한 구 배우의 모습이다.

좋은 선생의 가르침을 받으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던 구 배우는 이제 자신이 선생이 돼 학생들의 꿈을 키워주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본교 연극영화과의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4년 째 교수로 재직 중인 구 배우지만, 그녀는 아직도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큰 부담이라 말한다. “연기는 한 사람의 삶이 재료가 되는 것이다 보니 연기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삶을 알아야 해요. 하지만 학생들의 삶을 안다는 게 무게감으로 다가와요. ‘내가 감히 뭐라고 이 학생을 가르치나’라는 생각이 들죠.” 구 배우는 스스로 부족한 선생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학생 한 명 한 명의 삶을 들으며 공감하고, 눈물을 흘린다는 그녀는 이미 ‘좋은 선생’이었다.

좋은 사람, 좋은 배우를 만들다
지난 2월 28일, 본교 올림픽체육관에서 ‘제79회 입학식’이 진행됐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뮤지컬 무대의 형식을 빌린 축하 공연이었다. 신입생부터 연극영화과 재학생, 교직원과 환경미화원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양인’이란 이름으로 모여 보여준 멋진 무대는 큰 호응을 얻었다. 재치 있게 개사한 노래와 그간의 연습량이 느껴지는 안무를 통해 ‘뮤지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관객에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구 배우는 그 무대에 올라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그날의 축하 공연을 떠올리며 정말 잊을 수 없는, 뜻깊은 무대였다고 말했다. “캐스팅 자체도 감동이었지만, 모두 함께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다들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만날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고, 화기애애하게 연습했거든요.” 98학번인 그녀에게 입학한 지 20년이 지나 오른 18학번 입학식 무대는 소중한 경험이 됐다.

▲ 지난 ‘제79회 입학식’에서 축하 공연 중인 구 배우의 모습이다. 그녀는 이 무대에 올라 신입생과 재학생 등과 함께 뮤지컬 공연을 선보였다.

인터뷰 내내 밝은 기운을 전해준 구 배우지만, ‘뮤지컬 배우’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모습에서 그녀가 ‘좋은 배우’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그녀는 뮤지컬 배우는 배우로서의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는 연기부터 노래, 춤까지 신경 쓸 것이 많아요. 또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대중적이다 보니 인기에 휩쓸리기도 쉽죠. 이처럼 본질을 잃기 쉬운 만큼, 스스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구 배우는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본질을 지켜내려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좋은 배우’라는 타이틀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 한양대의 건학이념인 ‘사랑의 실천’. 그녀는 이처럼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곧 좋은 배우가 되는 길이며,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황가현 수습기자 areyoukkkk@hanyang.ac.kr
사진 제공: CJ E&M
사진 출처: V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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